어린 시절 당한 성폭력, 죽음을 겪은 것과도 같아 과거 경험이 우리 삶에 미치는 질긴 영향력으로부터 훗날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는 발생 당시 고통이 어떻게 다루어졌는가에 크게 달려있습니다. 어렸을 적에 성폭력을 겪고 이제 어른이 된 많은 사람들은 그때 당시 말할 수 있었고 보호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보다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경험에 대해서, 혹은 그 경험을 말할 수 없었고 아무런 보살핌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혼자서 이겨내야만 했던 기나긴 시간들에 대해 증언합니다. 어린 시절에 있었던 성폭력 경험은 살아남아 어른이 된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거운 짐으로 남겨집니다. 이들을 ‘생존자’라 이름 붙일 정도로, 그 경험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참으로 지독한 경험입니다. 성폭력이란 힘있는 자가 권력을 악용하여 ..
‘강박적인 삶’ 조장하는 무한경쟁체계 성공신화에 억눌려온 사람들의 분노와 불안감 커 이십 대 초반부터 놀 생각 하지 않고 일만 열심히 해왔던, 이제는 중년이 된 분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일만하다 보니 살림은 제법 꾸려나가게 되고, 주위에서 일 잘한다는 소리도 꽤 듣는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미칠듯한 불안과 가슴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인사 조정이 있은 뒤에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진 직장에서 전전긍긍하며 과중한 업무를 떠맡고부터였습니다. 애초에 혼자서 버틸 수 없는 상황이었건만 그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일이 완벽하게 처리되어야 직성이 풀리는데, 예전만큼 성과를 낼 수 없게 된 현실 속에서 그에게 견딜 수 없는 불안이 들이닥쳤습니다. 결국 잠도 못 자고 밥숟가락도 제대로 뜨지 못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