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예술 보르도 와인과 이우환 작년 가을, 영국 와인 월간지 디켄터(Decanter) 기사를 통해 프랑스 보르도 와이너리 ‘샤토 무통 로칠드’가 2013년산 와인 라벨에 이우환 현대미술가의 그림을 담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 현대미술가 이우환의 작품이 담긴 2013년산 와인 라벨 ⓒchateau-mouton-rothschild.com 무통 로칠드에서는 1924년 장 까를뤼(Jean Carlu) 라벨을 선보인 적이 있고, 1945년 이후로는 피카소, 샤갈, 달리, 미로, 칸딘스키, 키이스 해링, 앤디 워홀 등 이름난 화가들의 작품을 매년 와인 라벨에 담았다. 올해는 누가 무통 로칠드의 라벨 그림을 그릴지, 어떤 그림인지 매년 이야기 거리다. 근래 들어 비서양권 작가를 더러 선정하기는 했지만 한국 사..
내 나이가 어때서? 와인이 숙성된다는 것 지난 글에서 와인이 동굴 안에서 숙성되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와인이 숙성된다는 건 어떻게 된다는 말일까? 김치가 익고 장이 익듯, 와인도 익는다. 시간이 지나면 변화를 거친다. 레드와인은 검붉은 빛이 벽돌색으로 옅어지고, 화이트와인은 볏짚색으로부터 점점 진해져 꿀색을 담게 된다. 신맛의 날카로움이 덜 사나워지고, 까칠 탄닌도 둥글둥글 부드러워지고, 단순한 과일이었던 맛과 향기도 복잡미묘하게 여러 층을 지니게 된다. ▲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스털링 빈야드(Sterling Vineyards) © 여라 과일이 지닌 신선한 맛과 향을 그대로 지키고 싶으면 와인메이커는 발효를 마친 와인을 스테인레스통에 담지만, 숙성시키기 위해서는 장독처럼 숨쉬는 오크통에 와인을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