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이를 위한 건배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22) 문경에서 잠시 휴식Ⅳ ※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이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비주얼 에이드visual aid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셰퍼드 세 마리의 견주(犬主)라는 이유로, 우리 부부는 가끔 개에 관한 요청을 받는다. “진돗개 새끼 한 마리만 구해줘” “주인이 죽어서… 개 좀 맡아줄 수 있나?” “우리 개가 발정이 와서…” 등 여러 가지 이유들이다. 오늘은 결혼해서 예천으로 간 친구가 누더기처럼 된 삽살개의 털을 좀 깎아 달라는 부탁을 한다. 흉한 외모 때문에 다른 개들도 피한다는 삽살개를 시댁에서 데리고 와 사랑을 주는 친구를 보니, 마음이 ..
감과 고양이 똥의 경계 무기질과 유기질 사이 가을이 깊다고 해야 할지 겨울이 왔다고 해야 할지. 화려하던 낙엽이 땅에 떨어져 수북이 쌓이고 이어진 늦가을 비에 푹 젖었다. 이제 흙으로 다시 돌아갈 채비를 한다. 늦가을엔 이렇게 또 한 해가 저무는가 하여 뭔가 뭉클하고 눈물겹기까지 하다. 올해는 추위가 늦어 더 그런 것 같다. (남반구에 살면 연말이 가까울 때에 여름휴가를 준비하니까 이런 종말론적 느낌은 안들 텐데.) 삼 년 전 나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길고양이 새끼 세 마리를 떠안았다. 어미는 간 데 없고 날마다 삐약거리는 것들이 안쓰러워 밥을 주기 시작한 것이 잘못이면 잘못이랄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고양이 평균 수명이 15년이란다. 그 긴 세월 밥 줄 생각에 아찔하여 어미를 여러 날 더 기다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