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 낯선 몸과 함께 살아가기 반다의 질병 관통기① ※ 2015년 가을 학기에 “질병과 함께 춤을! -잘 아프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몇 가지 것들” 수업을 개설한 반다(조한진희)님의 ‘질병 관통기’가 4회 연재됩니다. 시간표 및 수강 신청 페이지 http://bit.ly/1OYb8rb 친구들에게 ‘철인 28호’라고 불렸던 나 알람을 손에 쥐고, 삼분만 이분만 일분만. 실눈으로 시침을 보다가 최후의 마지노선이 막 지나갈 무렵, 헐레벌떡 이불에서 몸을 꺼낸다. 수영가방을 챙겨들고 5분 동안 거의 전력질주 끝에 수영장에 도착한다. 거의 어김없이 지각을 하지만, 수영을 하고 난 뒤의 개운한 맛이 좋다. 그 개운함 때문에 다음날 다시 전력질주를 하게 된다. 수영이 끝나면 건물 뒤 등나무 벤치에서 모닝담배 ..
마이 리틀 레드북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안미선이 삶에 영감을 준 책에 관해 풀어내는 “모퉁이에서 책읽기”. 이 칼럼은 한국여성민우회 블로그 ‘민우트러블’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www.ildaro.com ‘첫 월경’ 하면 푸른 하늘에 펄럭이는 만국기가 먼저 떠오른다. 시골 초등학교 가을운동회 날이었고, 나는 그때 5학년이었다. 운동장에는 하얀 운동복을 입은 아이들이 몰려다녔고 난 대낮에 달리기경주를 했다. 이상했다. 그날따라 아랫도리가 몹시 따가웠다. 아침에 모처럼 받은 용돈으로 교문 앞에서 백 원짜리 뽑기를 할 때도, 풍선이며 바람개비를 구경하며 다닐 때도 그 불편한 느낌이 그치지 않았다. 결승점에 다다라 그 통증이 커진데다 속옷이 축축해진 느낌이 들었다. 화장실에 가서 보니 팬티 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