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개발을 생각합니다 18. 재개발과 도시화 *을 통해 정인진 선생님이 지난 7년간 직접 만들어 가르치고 있는 어린이 창의성, 철학 프로그램을 상세히 소개하여, 독자들이 직접 활용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입니다. - 편집자 주 ▲ 재개발지역을 둘러싸고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잘 보여주고 있는 김서정의 (보림, 2008). 오늘은 도심 재개발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재개발은 더 이상 남의 동네 일만이 아니고, 언제든 우리도 맞닥트릴 수 있는 일이 되어버렸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만 해도 이십 여 곳이 재개발 지역으로 승인이 나 있고, 현재 한 두 지역은 절차상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시끄러운 상태다. 낙후된 주거시설을 새롭게 고친다는 점에서 재개발을 무조건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양시 덕천마을에 다녀오다 하천 길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건너편에 낡고 허름한 집들이 모여 있는 동네가 보인다. 하천을 사이에 두고 그 동네를 에워싸고 있는 현대식 고층아파트단지들과는 아주 낯선 모습이다. 수 년간 산책을 다니면서 그곳에 가볼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내 시선에 잡힌 그 동네는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동네 같아 보여,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동네에 재개발 반대 플랫카드들이 내걸리기 시작했다. 그곳이 궁금해지기 시작한 건 바로 그때부터였다. 일요일 오전, 산책길에서 불현듯 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가? 그 동네의 이름은 ‘덕천마을’이다. 안양천 바로 곁에 위치한 탓에, 여름마다 물난리를 겪어야 했던 가난한 서민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