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수행에서 만난 나 “나는 아귀였다” 집에 이르기까지②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나는 아름답고 고귀한 사람이 될 거야’ 세상 것들을 놓아버리고 세상보다 더 높고 위대한 그 무엇, 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어떤 정신의 세계를 찾아서 지리산으로 들어갔던 나는 만 사 년의 수행 끝에서 그만 자신과 ‘딱’ 마주쳐 버렸다. 그토록 간절하게 수행을 원하는 나. ‘스스로 충만한 자’가 되고 싶은 나. 매일 명상을 하고 산을 오르며 기도하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나. 수련원 사람들에게 보살 같은 행위를 하며 만면에 자비의 미소를 짓는 나. 깨달음에 이르겠다고 그렇게 열심인 내..
아무리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지난 1월, 베란다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던 화초들 중 여러 아이들이 얼어 죽었다. 겨울을 거기서 늘 견뎌왔지만,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갑작스런 한파를 신경 쓰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렇게 죽은 것들 중에는 프랑스에서 키우다가 가져온 것도 하나 있었다. 화초가 얼어 죽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프랑스에서 공부를 할 때도 난 화초를 많이 키웠었다.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는 창밖, 넓은 물받이 위에 분들을 줄지어 놓고 높은 창틀에 걸터앉아 그들을 돌보곤 했다. 잘 키운 것은 가까운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고, 또 벼룩시장에서 팔기도 했다. 그리고 귀국할 때는 모두 그곳 식물원에 기증을 했다. 하지만 욕심이 나는 것들은 한 조각씩 떼어 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