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춘신의 생활문학’ (10) 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무슨 일이야?” “하이고 뭐 이런 일이 다있노” 어지간한 일에는 호들갑을 떨지 않는 친구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라있었다. 아랫목에 깔아놓은 이불이 불룩하니 배를 내밀고 있다. 내 발이 들어가니, 들어가 있던 발들이 꿈지럭거린다. 이불 한 자락에 여덟 개의 엄지발가락이 모여 작은 산봉우리를 만들었다. “나도 처음에는 진짜 당황했어” 자신도 일년 전에 겪었다는 이 일을 두고, 마흔 둘인 상아..
윤춘신의 생활문학 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뭐 먹고 살래] 그는 없다. 작년, 감자 심을 때 저 세상으로 갔다는 그의 흔적 위에 내가 산다. 허물어지는 흙 담과 쥐 굴로 연기가 폴폴 새 나오는 아궁이에 장작을 밀어 넣고 불 냄새를 맡는다. 마당 가득 연기가 퍼지니 구름 위에 뜬 집이 된다. 구름 한가운데 섰다. 마당 입구에 서있는 매실나무를 확인하고 집 뒤란을 돌아 대나무 숲을 끼고 걷는다. 이곳에 살면서부터 마당 앞길보다는 집 뒤로 돌아 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