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수화기를 들자마자 상냥하게 새해인사부터 전한 사람은 준영이 어머니였다. 우리는 서로 덕담을 나누며 새해인사를 했다. 해가 바뀌는 지점에서 이렇게 전화로라도 빼놓지 않고 인사를 전하는 사람은 준영이 어머니가 유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준영이는 올해로 4년 차를 맞는다. 그 사이 해가 바뀐 것만도 네 번이니, 준영이 어머니와의 인연도 그 시간과 함께 깊어가고 있었다. “선생님! 그런데 교사가 열을 가르쳤는데, 학생이 그 열을 다 기억 못한다면, 그것이 문제인가요?” 준영이 어머니는 근황을 전하다 말고 갑자기 화제를 바꿨다. “열이요? 한번에 열을 가르쳤다고 열을 알면, 그건 정말 대단하지요. 그러나 만약, 열중 하나라도 기억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것만도 훌륭한 일이지요..
논설문 쓰기를 통해 전달한 아이들의 주장 “어른들 중에는 아이들을 키울 때 체벌이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연 체벌은 어린이들의 교육에 필요한 것일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예를 들어가면서’ 펼쳐 보세요.” 이건, 이번 주 6학년 아이들과 쓴 논설문의 문제다. 나는 두 달에 한 번씩 아이들과 논설문을 쓴다. 논설문은 우리들에게는 테스트의 의미를 갖는다. 논설문을 통해 주장하는 바가 얼마나 개성 있고 참신한가, 주장의 논거를 논리적으로 펼치는가, 또 자기 생각을 긴 호흡으로 잘 전개시키나 등을 평가한다. 특히, 어떤 문제를 토론하기에 앞서 논설문을 먼저 쓰게 한다. 많은 초등학생들은 친구들과 토론을 거치면서 좀 더 좋은 방향의 생각을 자기의 최종 입장으로 내면화할 때가 많다. 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