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도 직장에서도 ‘우연히’ 살아남았다 이토록 무방비한 산업재해 사회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그는 공장에서 일했다. 대학생이었지만 ‘노동현장’을 배울 수 있다며 좋아했고, 월급으로 활동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몇 달 뒤, 안전장치가 없는 기계 앞에서 일하던 그는 감전됐다.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공장 사장은 그의 유족에게 ‘보상금을 노리고 죽은 거 아니냐?’고 했다. 나는 그의 죽음도 믿을 수 없었지만, 공장 사장의 말도 믿을 수 없었다. 내가 처음으로 본 자본주의의 맨얼굴이었다. 나를 포함한 동지들 모두 마음 한 켠에 깊이 묻어 둔 그의 죽음, 20년도 더 된 일이다. ▶ 안전장치가..
혼자 사는 여성들의 ‘건강두레’를 상상하다 1인가구, 정서적 공동체가 필요해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 페미니스트 저널 한곳에 살지 않아도 함께 살아가는 친구들 혼자 살다가 아프면 어떡할래!글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누군가 알려주면 좋겠다. 그런데 저런 말로 협박하는 이들 일수록 답을 가지고 있을 리 없고, 오랜 1인가구로 살아온 나도 잘 모르겠다. 이따금 나에게 1인가구로서 투병 기간을 어떻게 보냈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 뭔가 팁이라도 있을까 싶어 약간 기대감을 품고 하는 질문인 것 같은데, 미안하게도 상대에게 힘 빠지는 답을 하게 된다. 한창 아프던 시기는 애인과 함께 살았다. 그리고 그때 연애중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