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버린 여성들의 자리를 기억하며영화 (케이) Feminist Journal ILDA (이언희 연출)는 지극히 현실적인 조망으로 시작한다. ‘을 중의 을’ 외주 홍보사에서 일하는 지선(엄지원)은 늦은 밤 퇴근해 집에 돌아와서도 딸아이와 눈 맞출 겨를 없이 바쁘다. 지선은 이혼 후 생계와 육아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워킹맘이다. 자신의 방식으로 가정을 지키려는 그녀에게 남성들은 “애가 당신이 엄마인 걸 알기나 해?”, “애 엄마랑 일 못 하겠다” 등 편견이 담긴 핀잔을 돌려준다. 그런 지선에게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는 큰 위안이 되는 존재다. 세상이 떠나갈 듯 울어재끼던 다은을 노래 한 소절로 웃게 만들 수 있는 한매는 영화 초반까지는 지선의 생활을 돌보는 사려 깊은 캐릭터로 그려진다. ▶ 이언희 감독..
우리는 다만 불안에 익숙해질 뿐이다⑱ 어디에나 있는 여성혐오 ※ 2016년 는 새로운 페미니즘 담론을 구성하기 위하여, “한국에서 젊은 여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청년여성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습니다. Feminist Journal ILDA 길거리 괴롭힘을 경찰에 신고한 이후… ▶ 으슥한 골목에선 으레 무례한 태도를 보이는 남성이 항상 있다. ⓒ나늘 2016년 8월, 시계는 밤 10시 02분을 지나고 있었다. 평범했던 기분은 편의점을 나서면서 불쾌하고 짜증이 난 상태로 바뀌었다. 계산하던 남성점원이 본인 또래의 남자손님에겐 존댓말을 쓰더니 나에겐 대번에 말을 낮추며 하대한 것에 대해 분노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능글맞은 표정으로 “아, 내가 잘못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