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부모가 자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만연하고, 가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해 문 밖의 사람들이 개입해선 안 된다는 금기가 강하다. 이러한 문화적 분위기는 가정 내 아동학대와 근친성폭력을 유발하고 방치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저와 동생은 큰엄마(아버지의 아내)와 배다른 언니 오빠들로부터 SOS에서 나올듯한 학대를 받으며 자랐습니다. 온 동네에, 학교에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맞고 맞고 또 맞고. 제 비명소리 시끄럽다고 입 틀어막고 때리고. 전 어릴 적 내가 이리 학대 받는 걸 온 동네사람들이 다 알고 온 학교사람들이 다 아는데 아무도 남의 가정사라고 저를 구해주지 않는다는 거. 그게 가장 몸서리치게 무서웠습니다.” 37세 여성 A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집에서 겪었던 끔찍한 폭력에 ..
▲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이 계속되는 이유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상담사례 중 하나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의 전체상담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이주여성들이 겪고 있는 ‘가정폭력’으로, 월평균 35%에 이른다. 결혼이주여성들에게 가해지는 가정폭력의 심각성은 수년간 꾸준히 문제제기 되고 있지만, 현실은 그다지 변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신분이 ‘남편’에게 달려있어 가정폭력에 방치돼 권미주(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상담팀장)씨는 11월 28일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주최로 열린 가정폭력추방정책 토론회에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의 특수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앞서 L씨의 경우처럼 남편이 악의적으로 아내를 유기하거나, 생활비를 주지 않고, 거의 감금상태에 두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무형적 폭력 문제 또한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