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그 후② 밀양 송전탑 84번 공사 현장이 있는 평리마을의 주민 농성장은 오르막길 중간에 자리한다. 산에 오르는 길을 경찰이 막고 있으니, 주민들이 그 아래 자리를 잡은 게다. 나무판과 장판 두어 개를 깔아두고 앉았다. 가만있어도 몸이 아래로 기우는 길에 앉아 지킨다. 그래도 나무판 다리 길이를 조절해 한 평짜리 나무판 위에서는 평지처럼 지낼 수 있다. ▲ 밀양 주민들은, 사람 수가 적거나 노인들만 있으면 경찰의 태도가 더 무례해진다고 했다. ©촬영- 유미희 농성장 위에는 경찰 대오가, 아래에는 경찰버스가 줄지어 있다. 평리에 당도했을 때, 마침 울산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떠날 차비를 하던 참이었다. 그들은 떠나는 발길이 무거워 이것저것 당부를 했다. “지금은 경찰차가 시동..
[요즘 밀양… 여섯 편의 목소리]① “이내 억울함 누가 아나” 내 한평생 나고 자라 농사만 짓고 사는데 논 한복판 마을길에 송전탑이 웬 말.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이내 억울함 누가 아나 아무도 몰라. - 밀양 송전탑 아리랑 중 초등학생들과 밀양 송전탑 사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아이들은 밀양 기사를 보자 단박에 입을 열었다. “이거 알아요. 이 사람들 땅값 올리려 그러는 거죠?” 내가 뭐라 할 틈도 주지 않고, 아이들은 밀양 아리랑을 개사한 송전탑 노래를 따라 부르며 킥킥거렸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장난스럽게 부르는 노래를 내버려 두었다. 아이들은 어렸다. “이내 억울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밀양의 송전탑이 이 노래를 만든 이들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