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과 다시 만난 세계드라마 시리즈 과 소설집 요즘 ‘레트로’(retro, 복고풍)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1990년대 레트로 감성이 유행이라며 레트로 음악이니 패션이니, 너도나도 레트로 재현에 나서는 모양새다. ‘나의 90년대는 어땠더라?’ 싶은 생각이 들자 가장 먼저 ‘소녀’들이 떠올랐다.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고 외치는 , “오늘도 정의로운 도둑이 되는 걸 허락해 달라”고 말했던 나 등 마법을 부리며 정의를 위해 싸우는 소녀들. 케이팝 아이돌 1세대라 불리는 S.E.S.와 핑클, 베이비복스 처럼 무대 위를 장악한 걸그룹. 그리고 나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여러 감정을 공유했던 소녀들. 나는 그 소녀들을 동경했고 또 사랑했다. 그들은 날 들뜨게 하는 존재였다. 그래서 지금도..
“왜 어떤 사람은 살고 싶지 않을까?”『여름의 잠수』 기다림의 힘에 관하여 우리는 의류매장 청소부였다. 나, 옥이 언니, 현이 언니는 이름하여 클리닝부서에서 일했는데 현이 언니는 십 년 된 고참, 옥이 언니는 2년 된 고수였다. 우리는 새벽 6시 15분부터 오전 10시 15분까지, 건물 지하에서 4층 옥상을 오가며 부지런히 청소했다. 『여름의 잠수』(사라 스트리츠베리 글, 사라 룬드베리 그림, 이유진 옮김, 위고)를 보니 그 시절의 내 여름이 떠오른다. 나는 언니들 덕분에 그 여름을 지나올 수 있었다 사라 스트리츠베리 글, 사라 룬드베리 그림, 『여름의 잠수』(이유진 옮김, 위고, 2020) 슬픔에 빠져버린 사람들 『여름의 잠수』의 주인공 아이 소이는 아빠를 잃은 기분이다. 소이에게 아빠는 테니스의 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