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상담사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안내하는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객님들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코로나 이후, 콜센터에 전화를 걸면 이런 멘트를 접하게 된다. 이 멘트를 통해, 콜센터에 전화를 건 ‘고객님’들은 상담사가 마스크를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것 말곤 상담사가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 알지 못한다. ▲ 누구나 한번쯤은 콜센터 상담사와 연결되어 이야기를 나누는 ‘고객님’이 되는 시대를 살아가지만, 고객인 우리는 과연 콜센터 상담사의 노동과 삶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진: pixabay) 일단 상담사가 업무 시간 내내 써야 하는 마스크를 제공해 주는 회사가 별로 없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기 어렵다.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
[만만찮은 그녀들의 이야기] 우렁이 각시 구전설화 속 여성 서사를 찾아서 내게는 네 명의 어머니가 계시다. 1895년, 1919년, 1937년, 1939년에 각각 태어나신 할머니, 큰어머니, 엄마, 시어머니다. 내 몸과 마음은 이 분들의 합작품이다. 한 때는 ‘배운 여성이 되어 당신들처럼 살지 않겠다’고 몸부림쳤건만, 내 얼굴은 갈수록 그녀들을 닮아가고 있다. 나처럼 살지 않겠다는 1991년생 딸의 얼굴에도 그녀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들은 서로를 밀어내고 있지만 또 되풀이하기도 한다. 같은 이야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새삼 옛이야기를 다시 읽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이어온 이야기가 아니라면 무엇이 우리 이야기겠는가. 옛이야기의 바다에서 ‘혐오로 가득한 막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