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로 환대하기[머리 짧은 여자, 조재] 스킨십에 대하여 군 소재지의 작은 중학교. 아니 규모가 아주 작은 편은 아니었다. 한 학년에 일곱 반, 한 반에 30~40명가량의 학생이 있었으니. 군 안에서도 읍내라고 불리는 도심부에 여자중학교라곤 이곳 딱 한 곳뿐이었다. 읍내에 있는 3~4개의 초등학교를 졸업한 여학생들은 그대로 이 중학교로 진학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은 서로 이름이나, 혹은 얼굴이라도 모르는 사이인 경우가 거의 없었다. 학교에선 어떤 소문이든 하루를 넘기지 않았다. 안 좋은 소문일수록 더 빨랐다. 누군가는 또래집단에서 튕겨나가기도 했다. 원체 눈에 띄는 학생이 아니었던 나도 숨죽이며 학교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간간히 몇 반 누구랑 몇 반 누가 사귄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들렸다. 그러면 ‘더럽다..
나를 찾기 위한 여행길에 오른 여성들에게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 필자 소개: 지아(知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공연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영화칼럼을 비롯해 다양하고 새로운 실험으로 전방위적인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저널 전체기사 ▶ 라이언 머피 감독, 줄리아 로버츠 주연 영화 (2010) 줄리아 로버츠 주연 지금 나는 강원도 두메산골에 있는 토지문화관에 와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이름 모를 커다란 산새들이 창가로 날아와 노래를 불러주고, 방문을 열면 순한 능선의 산이 에워싼 채 지그시 나를 바라보는 곳. 소소하지만 중요한 것들, 이를테면 하루 세끼 밥을 챙겨먹는 일을 비롯한 잡다한 일상을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글만 쓸 수 있는 환경이 만족스럽고 감사할 뿐이다. 추석이 가까워오자 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