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몸 이야기⑯ 정체성 찾기 연재는 외면하기, 직면하기, 비교하기, 수용하기, 강점 찾기, 표현하기 등 장애여성이 자신의 몸에 반응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타자화된 장애여성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우리 자신의 언어를 통해 장애여성의 삶을 재구성하려는 데 의의가 있다. – 편집자 주 “왜 장애인을 부려먹고 그래” 한 달여 전쯤 어느 주말의 일이었다. 몸살 기운이 있어 잠을 설쳤기에 일찌감치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친정엄마로부터 전화가 왔다. 큰언니가 다니러 왔다는 소식과 함께 혹시 마트 근처에 있으면 옥수수 좀 사오라는 말씀이었다. 병원 옆에 있는 청과가게에서 옥수수를 사가지고 전동휠체어를 탄 채로 부리나케 한동네 살고 계시는 친정엄마집으로 갔다. 친정엄마가 살고 있는 빌라에..
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23)버자이너 다이얼로그⑤ 나의 치유, 세상의 치유 공숙영 “수술을 꼭 해야 하나? 다른 병원에서 한 번 더 검사하거나 다른 의사 말도 좀 들어봐.”작년에 코스타리카로부터 귀국한 후 자궁의 종양제거수술을 받게 되자 동생이 걱정하였습니다. “수술 받아. 큰 수술 아니니까 겁낼 거 없어. 보편적인 치료방법이야.”산부인과 전문의가 된 어릴 적 친구에게 오랜만에 연락했더니 수술을 받으라고 충고하였습니다. 수술, 전과 후 ▲ 자궁근종 마이크로사진 © 출처: 위키피디아 마치 수술은 얼른 해치워버려야 하는 과제처럼 다가왔습니다. 수술만 잘 끝나면 내 삶은 제자리로 무사히 돌아가 원래 살던 대로 살 수 있고 살면 되리라는 기대를 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수술 후에 아무 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