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28) 릴(Lille)에서 9년만에 만난 미리암과 에릭 부부는 나를 무척 반가워했다. 지금까지 난 그들을 예전에 살았던 집주인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마침 프랑스에 왔기에 안부인사나 나눌 요량으로 연락을 한 것인데, 미리암은 오래 전에 연락이 끊긴 친구를 다시 만난 듯 반가워하며, 당장 릴로 자기 가족을 보러 오라고 재촉했다. 미리암뿐만 아니라 그녀의 남편 에릭조차 나를 오랜 친구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당시에는 그저 인사나 나누며 오고갔던 그가 스스럼없이 농담을 해가며 친하게 대하는 데는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실제로 사는 동안, 그들이 나를 친구로 여긴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다. 나는 그저 그들의 세입자였고, 한편으로는 돈을 받고 아이들을 돌봐주는 베..
경험으로 말하다
2011. 11. 23.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