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부터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다가오는 겨울을 생각하면 마음 한 켠이 불편하다. 유난히 힘든 겨울을 맞이하게 될 사람들을 떠올리며 한숨이 절로 나올 때가 있다. 가난한 이들에겐 추위가 더욱 서글픈 탓도 있지만, 올해 유독 이런 마음이 드는 이유가 있다. 시린 겨울날씨에도 불구하고 삶터를 지키려고 망루에 올라갔던 사람들이, 시민의 안전을 지켜주어야 할 경찰력의 투입으로, 그 어둠 속에 의지할 데 없이 아우성 치다 끝내 불길에 희생된 사건. 가진 자들의 횡포로 가난한 사람들의 마지막 몸부림이 나락으로 떨어진 그 사건을 초등학생도 다 알고 있건만, 지금도 유가족들의 하소연과 절규는 어둠 속에 갇혀있다. 그래서 다가오는 겨울이 서럽다. 가난한 사람의 눈물은 마를 날 없고, 힘없는 사람들의 슬픈 곡 소리..
동생이 놀러 온 김에 꽁치를 구웠다. 우리 집 식단에서 육고기 요리가 떠난 지는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생선을 포함한 해산물은 가끔씩 상에 오르기도 한다. 특히 손님이 오는 날이면 그렇다. 물고기도, 문어도 고통을 느낀다 고향이 바닷가라서 그런지, 어린 시절 고등어, 꽁치 같은 생선은 우리 집 단골 메뉴였다. 또 가족들이 특별한 날 외식을 할 때면 거의 어김없이 횟집을 찾곤 했다. 평소 생선을 좋아했지만, 횟집 가는 일만은 참으로 싫었다. 아직 목숨이 붙어 살아 꿈틀거리는 생선을 마주대한 채 도저히 그 살을 삼킬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매번, 회를 즐기는 가족들 곁에서 불편한 자리를 지키면서 어서 빨리 식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곤 했다. 회를 전혀 먹지 못하던 나도 그같은 환경 속에서 자라서인지, 성인이 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