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33명 미화원, 간접고용노동자의 자화상 “딴 데 알아봐주겠다고요? 다른 일자리를 찾을 거면, 저희가 직접 찾아 나서죠. 우리가 왜 쫓겨나야 하는데요? 정말 여기(한양대)를 사랑하면서 일했어요. 한 식구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버림을 받은 거예요. 우리를 하찮은 일하는 사람이라고 우습게 본 거죠. 배신감과 억울함 때문에 그냥 있을 수 없어요. 우린 명예회복을 원하는 거예요.” (백금희, 51세) 2009년 마지막 날, 폭설이 내리고 한파가 몰려온 그 날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안산 소재)에서는 환경미화원 33명이 직장을 잃었다. 상상도 못했던 계약해지 소식을 접한 미화원들은 본관에 모여들었고, 현재 12명이 건물 안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한양대는 청소용역 64명을 두 ..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수화기를 들자마자 상냥하게 새해인사부터 전한 사람은 준영이 어머니였다. 우리는 서로 덕담을 나누며 새해인사를 했다. 해가 바뀌는 지점에서 이렇게 전화로라도 빼놓지 않고 인사를 전하는 사람은 준영이 어머니가 유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준영이는 올해로 4년 차를 맞는다. 그 사이 해가 바뀐 것만도 네 번이니, 준영이 어머니와의 인연도 그 시간과 함께 깊어가고 있었다. “선생님! 그런데 교사가 열을 가르쳤는데, 학생이 그 열을 다 기억 못한다면, 그것이 문제인가요?” 준영이 어머니는 근황을 전하다 말고 갑자기 화제를 바꿨다. “열이요? 한번에 열을 가르쳤다고 열을 알면, 그건 정말 대단하지요. 그러나 만약, 열중 하나라도 기억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것만도 훌륭한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