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여성의 성장’ 다룬 소설 오수연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자의 성장은 가부장의 살해(혹은 죽음)과 그 뒤를 따르기 위해 습득해야 하는 남성적 기질 및 행동의 습득으로 그려진다. 프로이트가 고안한 외디푸스 컴플렉스는 이 같은 과정을 압축적으로 제시한 예다.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을 원하는 동시에 아버지의 권위와 힘을 모방하며 자라나게 된다. 아버지-아들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가부장제 위계구조는 아들들을 또 다른 가부장으로 키워내 그 구조를 유지한다. 그렇다면 여자의 성장은 어떨까? 가족 안에서는, 여성들이 자신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보고 배울 모델이 없다. 단지 자라나면 '어머니'와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절망적인 암시만이 있을 뿐이다. 그 같은 운명을 피하기 위해, 혹은 가족이 아닌 다른 관계..
템플 그랜딘의 :질병으로서의 ‘자폐증’을 넘어 템플 그랜딘은 주류 정신의학과 심리학이 ‘자폐증으로 분류하는 증상’을 경험했다고 밝힌 세계적인 가축 설비시설 디자이너이자, 동물학 교수(콜로라도 주립대)다. 동시에 시리즈 저술을 통해 자폐증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어릴 때 평생을 시설에서 살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았던 템플 그랜딘의 ‘자폐증’이란 이러하다. 책을 쌓아 집을 짓고 들어가서 논다든지, 장난감을 규칙과 달리 가지고 논다든지, 사람을 피해 혼자 있거나 눈을 맞추고 안기는 것을 싫어했다든지, 한없이 한 점을 응시하는 행동 등. 감각처리 과정이 다르다 저자의 경험을 포함해 비자폐인이 볼 때 더 이질적인 행동들도 있다. 대변을 블록 대신 갖고 노는 아이, 주변 환경과 구분되는 몸의 경계를 파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