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경험으로 말하다

교회 안의 폭력과 공포정치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08.09.09 11:39
성차별과 범죄를 은폐하는 ‘권위’구조

처음 교회의 문을 들어섰던 것은 초등학교 3학년 즈음 이맘때쯤 여름성경학교였다. 당시 나를 교회로 이끌었던 것은 성격학교 선생님의 상냥한 얼굴도, 하나님도, 천국도 아닌, 설탕이 먹음직스럽게 발린 꽈배기 도넛이었다.

간식거리에 혹해서 시작된 신앙생활은 사춘기를 거치는 동안 성서를 탐독하고 방언 같은 은사도 경험하면서 꽤 진지한 고민으로 바뀌어갔다. 인생을 신앙을 위해 바치겠다는 결심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대학교 2학년 즈음, 나는 미련 없이 교회문을 나섰다. 교회 안에서는 답답해서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절대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마세요. 아침에 남편이 일어나기 전에 항상 먼저 일어나서 단장한 모습으로 남편을 맞으세요.”

“아프리카 사람들이 노예로 끌려가 고난을 당한 것은 하나님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설교시간이면 성차별, 인종차별적인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말들은 ‘실수’도 아니고, 설교시간에만 그치는 수사들도 아니었다. 목사님들의 사고방식과 교회문화 자체가 그러했다.

교회를 청소하고, 꽃으로 꾸미고, 식사를 준비하고, 곱게 한복차림으로 행사를 돕는 것은 늘 여신도들의 몫이었지만 교회 안에서 여성은 언제나 ‘죄악’의 상징이고, 나서서는 안 되는 ‘열등한’ 존재였다.

‘심판의 날’과 ‘사탄’을 이야기하는 교회

무엇보다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해서 비판을 제기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교회는 목사를 중심으로 수직적인 위계구조를 가지고 있고, 여기에 거대한 종교적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 “순종”을 종교적 덕목으로 내세워 목사의 말을 “의심”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비판하는 목소리는 “믿음이 부족”하거나 공동체를 흔드는 악마의 목소리처럼 치부됐다.

또한 절대적 순종을 강요하는 것은 신자들에게 공포와 두려움을 심어주면서 더욱 강화된다. 교회에서는 늘 “심판”과 “시험”에 관한 말을 한다. 항상 시험에 들지 않게 조심하라. 마귀가 들면 어떻게 된다 하는 말들.

초,중학교 시절 교회를 가면 휴거의 관한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666"이며 바코드가 찍힌 사람들이 심판을 받는 무서운 그림들을 주일성경학교 시간에 보면서 어린 마음에 얼마나 무서웠던지. 이성적 판단은 마비되고 단지 두려움과 공포만이 남아서 머리 속에는 ‘아, 시키는 대로 잘해야겠구나’라는 생각만 떠올랐다.

끊임없이 죄책감을 갖게 만들며 공포감을 키우는 것은 사람들의 합리적 판단과 올바른 행위를 방해한다. 죄를 일깨우는 것은 스스로의 삶을 성찰할 수 있게 만든다는 의미가 되어야지,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는데 사용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일 아닌가.

교회 안에서 목사의 말이 마치 신의 말처럼 되어 있고 이를 어기면 사탄의 시험을 받는 것처럼 인식되는 가운데, 비판은 애당초 제기되기 힘들다. 경우에 따라서 성폭력과 같은 심각한 범죄가 저질러져도 은폐되거나 ‘사탄’논리를 통해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는 경우도 생긴다.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야 할 곳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지옥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가능하게 하는 수직적 위계와 “공포 정치”는 성서 어디를 봐도 “예수님에게서 온 것”은 아니다. 예수님이 전해주신 가치야말로 약자에 편에 서는 평등과 평화가 아니던가?

교회는 반전, 비폭력의 정신을 가져야

지금 이 시각에도 종교의 이름으로 폭력과 전쟁이 정당화되고 있다. 어마어마한 무기를 하늘에서 쏟아부으며 사람을 살상하고, 국가의 주권을 침탈하면서도 종교를 앞세우고 있다. 교회들은 ‘사랑과 평화’를 입으로 외치기 이전에 먼저 교회 안의 내의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질서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또, 교회라는 공간에서 ‘권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일어나는 성폭력과 폭력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는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사실은 폭력과 전쟁에 대해 저항하고, 비폭력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교회의 마땅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일다] 박희정 일다의 다른 기사보기

댓글
  • 프로필사진 파루 글 엮고 가셨죠 동감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9.02.28 02:41
  • 프로필사진 교회나 성당이나 같군요. 저는 가끔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사랑'이라는 행복한 진리를 내세우신 성자인데,
    왜 교회나 성당에 가면...늘 십자가에 못박힌 사람일까...하구요.

    결국 인간에 의해, 십자가에 못박힌 모습으로 예수님은 사는 겁니다.
    인간에게 죄책감을 끝없이 일깨워서 결국 교회와 성당에 순종하도록
    예수님은 이용되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은 원수조차도 사랑하라고 말했건만.ㅡㅡ;
    2009.02.28 11:24
  • 프로필사진 witch 교회는 차별이란 차별은 다하죠.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자 차별.... 이제 신자유주의 시대에 와선 가난한 사람까지 차별하죠.
    2009.02.28 12:14
  • 프로필사진 ㅋㅋㅋ 개독한테 뭘 기대하셨어요? ㅋㅋㅋ
    개독은 개독일 뿐입니다. 아주 개같은 독이죠.
    2009.02.28 20:31
  • 프로필사진 소우니 목사들 설교 듣다보면 어이없는 말들 많죠.
    어리석고 한심하고, 우물안 개구리같은 말들, 지독한 편견들 늘어놓는데도
    교회안에선 신도들이 그저 "아멘"으로 화답하니..
    그들의 오만과 무지함이 더욱 기세등등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2009.02.28 23:08
  • 프로필사진 에스더 '인종차별' 좋은 지적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분이 있는데, "서구의 크리스찬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100년동안 인디언들을 1억8천명 죽였다 하나님의 **에 의해서" 전달하는 말이라 정확하진 않지만, 대단히 착각하며, 자기 좋을대로, 하나님을 해석을 많이 합니다 그것이 사람입니다 오늘날, 교회에서, 하나님에 대해 의문도 갖지말고, 무조건 믿어라, 이런 식의 발상도 대단히 잘못되었다고 하네요 하나님께 대해 의문은 가지면 가질 수록 좋습니다 진정한, 진실된, 의문 거기에서부터, 진짜의 신앙이 시작됩니다 연구하면 할수록, 하나님을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2009.03.18 20:14
  • 프로필사진 에스더 많이 부패해있는 것이 사실이고,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시대가 가면 갈수록 더하겠지요 (이런 내용은 이미 성경에 나와있더군요)수가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부패~~/인간이 점점 더 오염되어 가고, 신학교에서 사람이 가르치는 내용부터가 벌써 오염이 되어 있습니다 그 오염된 것을 가지고, '권위'를 마구 주장하는 것이지요 자기 기득권을 침해하지 말라는 의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권위'를 마구 사용하는, 목사들 조차도, 자기 자신을 자기가 속이고, 속는 것이지요 2009.03.18 20:16
  • 프로필사진 에스더 교회에서 가르치는 설교를 비판적 의식으로 때론 생각할 필요도 있습니다 무조건적 맹신은 오래 가지도 못하지만, 올바른 방향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자기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기를 원하십니다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궁금하게 계속 생각하기를 원하시지요 우리가 '돈'에 집착하는 이상으로/그러나, 교회들은 일종의 '자기 장사'를 위해서, 무조건 믿어라, 열심히 봉사해라, 헌금내라 등의 가르침을 많이 합니다 의문도 가지지 말고/목사도 사람이고, 저 먹고 살기위해, 하나님을 빙자해서, '자기장사'를 하는 행위가 많이 있습니다 그점을 파악하는 것은, 하나님을 잘 못 믿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인간은 너무 부패해있기때문에, 목사들의 설교(=교회)에서 문제점이 많은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2009.03.18 20:20
  • 프로필사진 freedom 맞아요.. 교회에서 목사들은 말이면 다 해도 되는 줄 알죠..
    어릴 적 별 상식이 없던 나이에도 황당하다고 느껴지는 설교를 얼마나 많이 들었던지...
    미국은 기독교국가라 잘될 수밖에 없고, 사회주의 국가는 하나님을 몰라서 망할 수밖에 없다나??
    생각해보면 참 자본주의적이죠. 교회라는 곳.
    2009.03.18 20:49
  • 프로필사진 마로 조금 변화된 모습도 보입니다.
    전 같으면 주말이나 휴일일때 제가 가끔 나가는 번화가에서 늘 하느님을 믿어야 천국간다며 확성기 틀어대고
    거부하는 전단지 따라오면서 손에 쥐어주고 가곤 했는데 근래에는 조용히 몇몇이 둥글게 모여서
    기도하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그나마 훨씬 보기가 좋은 모습이였습니다.
    거리에서 옆사람과 대화에 방해되지 않는 찬송가도 안들리고 피켓때문에 눈살 안찌푸리고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들이대며 다른사람들에비해 우월한양 고래고래 큰소리 안들리고
    거리에 다니면서 정말 훨씬 나아졌다는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간간이 동네에 확성기차량 다니면서 예수 믿으라 외치는 소리는 정말 듣기 싫습니다.
    2009.03.19 12:43
  • 프로필사진 사과와오월 저는 기독교 신자입니다.
    정말 설교를 들으면서 반감이 많이 들었던 문제입니다.
    다만, 설교하는 목사분들도 사람이기에 -차별이 있는 세상 속에서 살고있는-자신의 한계를 넘지 못한 부분이 아닌가하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립니다.
    조목조목 따지자면 한없이 복잡하고 어렵지만,
    예수님이 말씀하신 기독교의 가장 핵심이자 근본이 되는 것은 '사랑하자'입니다.
    중요한 그 기본을 잊고서 다른 곁가지만 붙잡고 확대시키거나 비틀어서 그것을 사람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시켜줄 방편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그들이 그렇게나 주장하는 '하나님의 말씀'에 어긋나는 것이죠.
    2009.08.08 08:12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