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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격차지수 121위 일본의 코로나 대책
노동정책을 ‘여성의 노동’ 기준으로 전환해야 할 때다
일본에서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은 여성들의 삶, 특히 비정규직 여성들과 싱글맘들에게 가혹할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책의 어느 부분이 어긋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여성들이 살기 수월해질까. 여성의 노동 문제 전문가인 저널리스트 다케노부 미에코(竹信三恵子) 씨의 기고를 싣는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바로가기
‘전면 휴교’ ‘휴업 보상 없음’ 일하는 엄마들은 어떻게?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여성들로부터 비판과 의문이 제기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여성들이 처한 상황이 정부의 의사결정에 반영되지 않는, ‘여성 활약도 121위 국가’의 지금이 있다.
산업 대분류, 남녀별 종사자수 구성비 (출처: 총무성·경제산업성 ‘경제센서스활동조사’ 2016년)
지난 2월 27일, 신종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아베 신조 총리의 갑작스런 ‘전면 휴교 요청’이 발표되었다. “학교를 쉬면 돌봄에 공백이 생겨 일을 하러 갈 수가 없다”는 일하는 어머니들로부터의 비명이 들려오고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예견하지 못한 듯 당황하며 전면 휴교로 인해 일하러 나갈 수 없는 부모들에게 유급휴가를 쓰게 하는 사업주에게 휴업 지원금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3월부터 노동조합 등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관련하여 노동 상담을 받았을 때, 상담을 요청한 이들의 60%가 여성이었으며 직장에서 휴업 보상을 못 받는다는 호소가 줄이었다.
휴업 지원금은 사용자에게 지급되는 것이다. 사용자가 신청하지 않는 한 지급되지 않는다. 일하는 여성 중 비정규직이 절반 이상이다. 사용자가 “파트타임이나 파견 등 비정규직은 대상 예외”라고 애초에 비정규직 차별을 전제하거나, 복잡한 신청 절차를 진행하지 않거나 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프리랜서의 경우, 고용된 사람들과 거의 비슷하게 혼자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이라고 판단해 당초에는 그 지원 대상에조차 포함되지 않았다. 프리랜서로 구성된 노조와 단체가 네트워크를 결성해 정부와 협상을 해서 결국 개인에 대한 ‘지원금’ 형태로 고용된 노동자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를 받게 되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싱글맘 직격탄’
일본 사회에는 여전히 ‘일하는 것은 남편이고, 갑자기 휴교해도 돌봄이나 육아는 아내가 어떻게든 한다’는 식의 가부장적 노동자상(노동자=아내 있는 남성)이 뿌리 깊다. 그 결과, 돌봄과 육아 등의 케어를 떠안는 노동자에 대한 지원 조치도 없이 총리의 요청이 발표될 수 있었던 것이며, 비정규직 차별 실태가 합쳐져 혼란스러운 결과를 낳았다.
여성노동 문제 전문가인 저널리스트 다케노부 미에코 씨. 아사히신문 기자로 일했으며, 현재 와코대학 명예교수로 재직중이다. 『기업 우선이 되어가는 일본』 외 다수 책을 썼다.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은 것이 싱글맘들이다.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으면 집에서 돌볼 사람은 본인밖에 없다. 일을 하러 가지 못하니 생활비를 마련할 수가 없다. 싱글맘은 불안정하고 임금이 낮은 비정규직 일자리인 경우가 많아서 저축도 적다. 휴업은 생계에 직격탄이 된다.
한부모를 지원하는 비영리법인 ‘싱글마더즈 포럼’에서 4월 초순에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전면 휴교 때문에 휴가를 내고 휴업 보상을 받았다”는 답변은 18.5%에 불과했다. 자유 서술란에는 “전기세, 식비 등 지출도 크게 늘어 앞으로의 생활이 불안합니다. 집세도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렵습니다.”(가나가와현, 계약직 파견사원, 자녀 두 명) 식의 목소리가 넘쳐났다. (기사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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