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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쉬업(Push-Up)을 하자

[최하란의 No Woman No Cry] 코어에게 기회를!


여성을 위한 자기방어 훈련과 몸에 관한 칼럼 ‘No Woman No Cry’가 연재됩니다. 최하란 씨는 스쿨오브무브먼트 대표이자, 호신술의 하나인 크라브마가 지도자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일다> 바로가기


몸의 중심과 변방


전력 질주하는 스프린터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아마 기관차처럼 성큼성큼 움직이는 다리와 역동적이고 크게 움직이는 팔이 떠오를 것이다. 백조의 호수를 연기하는 발레리나를 상상하면, 발끝으로 서서 한 다리를 곧게 뻗어 올리고 손끝에서부터 목과 어깨를 따라 이어지는 우아한 선이 떠오를 것이다.


어떤 움직임을 인식할 때 우리는 흔히 중심부보다 중심에서 먼 바깥쪽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심이 중요하다.


우선, 몸은 하나다. 해부학적으로 뭐라 불러야 하니까 지어낸 근육과 뼈, 결합조직의 이름들이 있을 뿐 실제 살아있는 몸은 하나다. 오직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창조물이나 마징가Z같은 ‘인조인간 로보트’만 부분들의 조합물이다.


둘째, 몸의 중심부, 한 단어로 말해서 코어, 두 단어로 말해서 몸통과 골반, 구역으로 나누면 가슴 아래부터 허벅지 윗부분까지, 많은 사람들의 경우 이 코어가 실업 상태에 가깝다. 존 레논의 노래 “Give Peace A Chance”에 비유하면 “Give Core A Chance”가 필요하다.


코어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너무 많은 기회들을 허벅지, 허리, 목, 팔, 무릎, 종아리, 손목, 발목이 가로채고 있다. 그렇지만 허벅지, 허리, 목, 팔, 무릎, 종아리, 손목, 발목은 죄가 없다. 코어가 일할 기회를 잃은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조건 탓이지 손목이나 발목이 스스로 나서서 빼앗은 게 아니다. 그러니 코어는 잠자고 있다는 표현도 적절할 것이다.


코어와 안정성


건강한 움직임에는 좋은 가동성(mobility)과 좋은 안정성(stability)이 필요하다. 가동성이 먼저 확보돼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자유가 없는 안정은 진짜가 아니다. 반대로 진정한 안정성 없이는 가동성도 제약되거나 훼손될 수 있다. 자유와 안정의 관계란 원래 그렇지 않은가.


코어는 안정성을 제공해야 한다. 진정한 안정성은 의식적인 노력 없이도 타이밍 좋게 순식간에 부드러움에서 단단함으로 다시 부드러움으로 갈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안정성은 자세를 유지하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능력이다.


앞에서 우리가 상상했던 스프린터나 발레리나 모두 진정한 안정성을 가졌기 때문에 역동적인 움직임과 우아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다.


안정성은 중력 환경에서 직립 보행하는 동물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 현대인의 생활방식에서는 안정성이 부족해지기 쉽다. 안정성이 부실하면 활력이 떨어지고, 척추질환에 취약해진다. 역동적인 활동을 하기 힘든 것은 물론이다.


푸쉬업의 기본 자세와 나쁜 자세


제대로 한다면 푸쉬업은 간편하고 좋은 코어운동이다. 그리고 위험상황에서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푸쉬업을 못한다면, 벽 푸쉬업 또는 도움 받는 푸쉬업을 해보자. 푸쉬업을 할 수 있다면, 좋은 자세로 진정한 안정성을 발휘하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 대표적인 나쁜 푸쉬업 자세 3가지 ⓒ스쿨오브무브먼트


먼저 푸쉬업을 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나쁜 자세 세 가지가 있다. 다음의 세 가지를 하지 말자.


①얼굴 혼자 바닥과 가까워진다.

②팔꿈치를 옆으로 벌린다. 

③엉덩이가 뒤로 위로 빠진다.


푸쉬업은 좋은 자세로 정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 다음의 세 가지가 기본 사항이다.


①기본은 손을 어깨 너비로 벌린다. 손을 어깨 너비보다 좁게 벌리면 어깨와 가슴이 웅크러지기 쉽고, 반대로 넓게 벌리면 팔꿈치가 옆으로 벌려져 자세가 나빠지기 쉽다. 티셔츠 치수가 제대로 맞는 경우, 티셔츠의 어깨 봉제선이 검지와 엄지 사이에 수직으로 떨어지는 게 어깨 너비다.


손바닥을 바닥에 댈 경우 손가락들을 활짝 펴고 보통 중지 끝이 정면을 향하거나 약간 바깥쪽을 향한다. 주먹 쥐고 할 때는 엄지까지 모든 손가락을 움켜쥐어야 한다. 엄지를 펴서 바닥에 받치지 않는다. 검지와 중지의 너클파트만 바닥에 닿아야 하고, 바닥을 밀어내야 한다. 손목이 안팎으로 구부러지지 않고 전완과 일직선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②어깨를 귀에서 가장 멀리 내린다. 겨드랑이를 조인다. 겨드랑이에 탄탄한 힘이 들어가야 한다. 팔이나 어깨, 가슴이 아니라 겨드랑이가 바닥을 밀어내야 한다. 이것이 가장 기본이다. 팔꿈치는 옆쪽이 아니라 뒤쪽 즉 발쪽을 향해 구부러졌다 펴져야 한다.


③발은 골반 너비로 벌려서 열 발가락을 펼쳐 바닥을 딛는다. 발뒤꿈치를 뒤로 미는 느낌을 갖는다. 골반을 당당하게 펼친다. 골반이 주인인 인간처럼 골반을 중심으로 몸이 X로 연결된 채 바닥과 가까워지고 멀어진다. 몸통과 골반이 탄탄히 연결돼 푸쉬업 움직임의 주인이 돼야 한다. 푸쉬업의 주인공은 몸통과 골반이다. 


자세의 모양을 도식적으로 설명하면 첫째, 겨드랑이가 조여지고 둘째, 복부가 짧아져서 힘을 쓰고 셋째, 골반을 당당하게 펼친다. 뒤쪽에서 보이는 대로 말하자면, 꼬리뼈를 배꼽방향으로 끌어올린 모양새다.


푸쉬업 방법 세 가지


자신의 상황과 몸 상태에 맞는 방법을 선택한다. 약간은 도전적이지만, 좋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다.


1. 벽 푸쉬업


벽이 아니라 책상에 손을 대고 할 수도 있다. 큰 계단을 이용하면 단계적으로 연습하기 가장 좋다. 실력이 좋아지는 만큼 손을 아래 계단으로 내리면 되기 때문이다. 금세 실력이 늘진 않을 것이다. 꾸준함이 필요하다.


▶ 벽 푸쉬업, 계단 푸쉬업  ⓒ스쿨오브무브먼트


2. 도움 받는 푸쉬업


흉골과 복부 밑에 블록을 놓는다. 블록의 높이나 위치를 조정해 난도를 조절할 수 있다. 블록 위에서 쉬었다 올라올 수도 있고, 내려가는 구간은 수동적으로 툭 내려가고 올라가는 구간만 힘쓰는데 집중할 수도 있다.


▶ 도움 받는 푸쉬업  ⓒ스쿨오브무브먼트


3. 푸쉬업


한번을 하더라도 좋은 자세로 하는 게 중요하다. 오류를 계속 입력하지 말자. 몸은 기계와 달라서 평생을 버틸 수도 있지만 오류를 넣으면 오류가 나온다. 즉 나쁜 움직임 패턴이 강화될 것이다. 자세가 나빠지고 있다면, 멈추고, 쉬고, 점검하자.


▶ 푸쉬업  ⓒ스쿨오브무브먼트


기본은 5회 단위로 나눠서 하는 것이다. 그 정도가 자세에 집중하기 좋기 때문이다. 보통 5회 10세트로 시작한다. 세트 사이 쉬는 시간에는 무릎을 꿇고 양팔을 좌우 위아래로 흔드는 적극적 휴식을 한다. 하루 빡세게 하고 다음날 “아이고, 근육통이야…”하는 방식으로 하지 않는다. 목표는 실질적으로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지 근육을 키우는 것이 아니다. 닭들의 가슴살을 복용할 필요도 없다. 마치 영어 실력 늘리기처럼 자주 연습할수록 좋다. 점진적으로 이룰 목표는 거의 매일 푸쉬업을 가뿐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페미니스트저널 <일다> 바로가기


※ 푸쉬업 설명 영상으로 보기 https://bit.ly/2saBB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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