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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로부터 일본의 미래를 구하자’
안보 법안 강행처리, 10만 규모 반대 집회

 

 

많은 일본국민이 반대하고, 90%의 헌법학자와 다른 분야 학자들, 전 법제국 장관까지도 헌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하였으며, 지방의회에서도 ‘반대’ 혹은 ‘신중 심의’를 요구했던 일본의 안전보장 관련 법안이 7월 15일 정오, 중의원 특별위원회에서 강행 처리되고 말았다.

 

날치기 처리된 안보 법안은 일본 자위대의 해외 파견과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집단적 자위권(동맹국이나 주변국이 공격을 받았을 때에도 무력행사를 할 수 있음) 행사를 용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을 선언한 평화헌법 9조가 사실상 의미 없어진 것으로, 이 때문에 안보 법안은 ‘전쟁 법안’이라고도 불린다.

 

▲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일본 안전보장 관련 법안이 여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되었다.  ©페민 제공 
  

그간 일본의 여성주의 언론 <페민> 독자들과 회원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세대, 다양한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전국에서 안보 법안 ‘반대’를 표명해온 바 있다. 지금 일본에서는 안보 법안을 폐기할 것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분노와 결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페민>에서 이 소식을 전한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안보법안 강행 처리된 국회 앞

 

지난 7월 15일 오후 12시 25분경, 안전보장 관련 법안이 중의원 평화안전법제 특별위원회에서 여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되었다. 다음 날인 16일에 중의원을 통과했다. 이것으로 참의원 의결 없이도 중의원 출석의원 3분의 2 찬성으로 재가결할 수 있는 ‘60일 규칙’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9월 27일까지 이어지는 국회 회기 내에 법안의 성립이 확실해졌다.

 

15일 안보 법안이 강행 처리 순간, 불볕더위에도 아침부터 국회 정문 앞에 모여 있던 시민들에게서 “법안 폐기” “용서할 수 없다” 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 안보 법안이 강행 처리된 7월 15일, 아침부터 국회 앞에 모여 ‘전쟁법안 폐기!’를 외치는 시민들. ©페민 제공 
  

<페민>에서도 함께하고 있는 ‘전쟁을 용납하지 않겠다. 9조법(평화헌법)을 망가뜨리지 말라! 총동원행동’의 다카다 켄 씨는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정말 분합니다. 자민·공명당은 수적 우세로 밀어붙여 법안을 강행 처리했지만, 자공당의 의석은 이 전쟁 법안에 대한 유권자의 책임을 위임받아 얻은 의석이 아닙니다. 얼마 전 총선거에서 유권자에게 전쟁 법안에 대해 어떤 식으로 말했습니까? 충분한 토론을 했다고 하지만, 자공 두 당의 밀실 토론이었습니다. 우리에게 그 알맹이는 밝히지 않은 채 강행 처리했고, 헌법에 전면으로 반하는 이 법안은 절대적으로 무효입니다.

 

안타깝게도 대법원은 오늘의 처리를 무효라고 말할 힘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힘은 우리 국민들에게 있습니다. ‘전쟁을 용납하지 않겠다. 9조법(평화헌법)을 망가뜨리지 말라! 총동원행동’의 최근 투쟁은 일본 국민의 여론을 크게 바꿔놓았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용납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키워왔습니다.

 

여러분, 오늘부터입니다. 특별위원회는 끝났어도 본회의가 남아있습니다. 본회의 의결이 끝나고 9월까지 참의원 의회가 남아있습니다. 지금의 분함에 열 배, 백 배 에너지를 더해 주변 분들에게 호소하고 함께 행동하기를 독려하면서 온힘을 다해 외칩시다. 이 법안을 폐기시킬 수 있도록 온힘을 다해 함께 싸우겠습니다. 여러분, 자신감을 가집시다, 확신을 가집시다, 단결합시다, 공동의 힘으로 기필코 이깁시다.”

 

‘일본은 지난 백년간 전쟁을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길

 

밤의 국회 정문 앞에는 총동원행동과 ‘SEALDs’(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학생긴급행동)을 필두로 하여 속속 모여든 시민이 10만 명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의 방어선이 뚫린 곳도 있었다.

 

국회 앞에서는 ‘전쟁법안, 기필코 폐기!’ ‘아베 정권은 지금 당장 퇴진하라!’ ‘아베는 물러가라!’ ‘집단적 자위권은 필요 없다!’ ‘국민을 우습게보지 말라’ ‘마음대로 정하지 마라’ ‘아이들을 지켜라!’ ‘생명을 지켜라!’ 하는 함성이 땅이 울릴 정도로 리듬에 맞춰 울려 퍼졌다.

 

▲  안보 법안이 졸속 처리된 날 밤, SEALDs(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학생긴급행동)의 구호에 맞춰 ‘아베 신조로부터 미래를 구하자!’ ‘마음대로 정하지 말라!’고 외치는 사람들   © 페민 제공 
  

발언대에 선 일본국제볼런티어센터의 하세베 나카토시 씨는 “아프가니스탄에서 8년 근무했다. 아프간은 지옥 상태이고, 이라크는 IS(이슬람국가)의 침공으로 2백만 명이 난민이 되었다. 이 두 전쟁은 미국이 일으키고 일본이 찬성했다. 안보 관련 법안을 가지고 이 흐름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잘못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이 전쟁 법안에 대한 투쟁을 시작하는 날이다. 헌법 정신에 기초하여 국제적으로 협력할 때이다”라고 발언했다.

 

또한 SEALDs(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학생긴급행동)의 오쿠다 아키 씨는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정도 뻘의 분들과 함께 안보 법안 개악에 대한 반대 집회를 할 수 있어 기쁩니다. 강행 처리 때 트위터에는 분노와 슬픔의 멘션이 넘쳐났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들 말합니다. 30년 후, ‘일본은 지난 100년간 전쟁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라고 외쳤다.

 

아베 정권의 지지율은 떨어질 것

 

강행 처리 전날인 7월 14일에는 히비야 야외음악당에서 ‘전쟁을 용납하지 않겠다. 9조법(평화헌법)을 망가뜨리지 말라! 총동원행동’ 주최로 대규모 집회와 국회청원 집회가 열렸다. <페민> 회원과 독자를 비롯해 2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이어 길게 이어진 행렬은 오후 6시 45분부터 시작되었지만, 행렬의 후미가 히비야 야외음악당 앞을 출발한 시간은 밤 10시 가까웠다.

 

전날인 7월 13일에는 ‘국민안보법제 간담회’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변호사인 이토 마코토 씨와 전 방위관료인 야나기사와 쿄지 씨가 “설령 강행 처리한다 해도 아베 정권의 지지율은 떨어질 것”이라고 예견하며, “내년 참의원 선거까지 이 분노를 이어가 선거에서 이기자”고 발언했다. 수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이 법안의 폐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여성주의 언론 <페민>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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