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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새지평

세월호 1주기, 연대의 힘이 필요한 때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15. 4. 20. 08:30

세월호 1주기, 연대의 힘이 필요한 때
‘세월호 사건’을 기록한 세 권의 책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났다. 4월 16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추모 행사와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경기도 안산과 서울 광화문에 모여들었다. 유가족들은 광화문 추모의 현장에 있었는데 몇 사람은 크게 다쳤고, 경찰에 연행되기까지 했다. 세월호 사건 1주기에 유가족을 연행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경찰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공권력은 몇 년째 그래왔듯, 때가 되면 공간에 모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제 채증을 하고 해산 명령을 내리고 캡사이신 살포를 했다. 경찰버스로 차벽을 둘러치는 쳐 집회 장소를 봉쇄하는 행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법한 것으로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역시 버스로 큰 길을 막았다. 그러나 참여자들은 함께했고 연대의 물결은 새벽에도 이어졌다.
 

▲  ‘세월호 사건’ 1주기를 즈음한 서울 광화문광장, 시민들의 추모와 애도가 계속되고 있다.   © 블럭 
  

아픔에 무뎌지기엔,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아

 

세월호 사건은 세월호 참사, 세월호 사태 등으로 불린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눈먼 자들의 국가>(세월호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 문학동네. 2014)라는 책을 엮으며 이렇게 말한다.

 

“사고는 ‘사실’과 관계하는, ‘처리’와 ‘복구’의 대상이다. 그러나 사건은 ‘진실’과 관계하는, ‘대면’과 ‘응답’의 대상이다. 사건이 정말 사건이라면 그것은 진실을 산출한다. 진실이 정말 진실이라면 우리는 그 진실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그때 해야 할 일은 그 진실과 대면하고 거기에 응답하는 일이다. 4월 16일에 일어난 일은 ‘세월호 사건’이다. 이 사건을 통해 드러난 대한민국의 진실을 못 본 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앞서 4월 12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제3차 연장전> 중에서 낭독극 “내 아이에게”에 등장하는 대사에는 ‘이 사건은 304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이 죽은 304건의 사건’이라는 대목이 나왔다.

 

일본의 영화감독이자 배우 기타노 다케시가 2011년 한 인터뷰에서,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이 지진을 2만 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으로 생각하면 피해자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한 사람이 죽은 사건이 2만 건 있었다’는 거다. (…) 2만 가지 죽음에 각각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얘기했던 것에서 착안한 내용일 것이다.

 

▲  세월호 1주기를 하루 앞둔 4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416 약속의 배’ 조형물.   © 블럭 
 

세월호 사건을 두고 이처럼 여러 사람들이 가슴 아파하며 의미를 담고 또 분석했다. 누군가는 세월호 사건을 통해 사회 구조와 현상을 분석했고, 어느 한쪽에서는 세월호 사건을 ‘그냥 사고일 뿐’이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이 가지는 무게는 크고 무겁고 아프다. 이 사건이 주는 아픔에 담담해지고 무뎌지기에는 선체 인양부터 진상 규명까지 해결되지 않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세월호 사건 1주기에, 세월호 사건을 기록한 세 권의 책을 소개하려 한다. 이 책들은 세월호 사건에 대해 조금 더 명확히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세 권의 책을 소개하는 순서대로 읽다 보면, 사건을 깊이 있게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욱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창비. 2015년 1월)

 

이 책은 416세월호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이 펴낸 책이다. 세월호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 중 열세 명을 인터뷰했다. 유가족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서, 그들의 호흡으로 담아낸 책이기에 큰 의미가 있다. 작가기록단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유가족의 온도와 감정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의 목소리를 충실하게 담아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슬픔에만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감정의 기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을 기록한 것이다. ‘오래 살아가며 아들을 기억하겠다’는 말이나 진상 규명이 이뤄지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읽는 이는 직접적인 메시지가 없어도 강한 연대의 의지를 다지게 된다.

 

세월호를 기록하다: 침몰.구조.출항.선원, 150일간의 세월호 재판 기록

(오준호. 미지북스. 2015년 3월)

 

416세월호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중 한 명인 오준호는 작가이자 번역가이다. 그는 세월호 사건 재판을 다니며 33차례의 공판을 지켜봤다. 그 과정을 기록했고, 그 결과 이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분석 중에서도 가장 필요했던 부분을 채워갈 수 있었다.

 

많은 곳에서 이 책을 ‘객관적’이라고 홍보한다. 나는 이 사건을 두고 무엇을 객관이라고 할 수 있는 건지, 객관의 신화를 믿지 않기 때문에 단지 오준호 씨가 덤덤하게, 건조하게 재판 과정을 기록했다고 평하겠다. 사건의 수많은 갈래를 읽어내며 사람들이 놓쳤을 법한 이야기들을 꺼낸다.

 

재판정에 선, 그리고 재판을 바라본 사람들은 많다. 그리고 이 사건은 한두 명이 의도하거나 실수를 해서 만들어낸 것도 아니다. 많은 책임자와 가해자가 있었다. 이 책은 그러한 부분을 세밀하게 짚어낸다. 다양한 문제점과 사람들이 얽혀있는 구조를 보여주면서, 이 사건이 어떻게 해서 벌어진 사건이고 왜 일어났는지 이야기한다. 

 

▲  ‘세월호 사건’을 기록한 책들. <금요일엔 돌아오렴> <세월호를 기록하다> <416세월호 민변의 기록> 
 

물론 재판을 기록한 것이라고 해서, 또 덤덤하고 건조한 문체라고 해서, 이 책을 덤덤하게 읽어 내릴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책 안에는 피해자의 이야기도, 구조자의 이야기도, 그리고 생존자의 이야기도 남아있다. 이 슬픈 사건을 바라보는 데 있어서 큰 균형점과 시야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금요일엔 돌아오렴>이 세월호 사건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한다면, <세월호를 기록하다>는 사건의 발생과 그에 관한 정보들을 알기 쉽게 제공해주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416세월호 민변의 기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생각의길. 2014년 09월)

 

사건 발생 이후 비교적 빨리 나온 이 책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에서 세월호사건 변론을 맡으면서 제기한 의문점과 이 사건의 문제점을 면밀하게 짚어내는 작업을 시도한다. 앞서 소개한 두 권보다 전문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분석 작업도 개입되어 있다.

 

<416세월호 민변의 기록>은 현재 상황에서 진상 규명이 왜 필요한지, 밝혀내야 할 것들이 어떤 것들인지 하나하나 살펴본다. 부록으로 관련 법안도 정리되어 있으며, 초판 이후에는 몇 가지 내용이 보완되었다.

 

민변이 조사권을 가진 단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약간의 한계를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민변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고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점은 물론, 구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조목조목 밝히고 있으며, 주장 하나하나에 노력과 진심이 느껴진다.

 

조금은 어렵게 읽힐 수도 있는 책이지만, 세월호 사건에 대해, 또 이후의 문제점들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결과라는 점에서 좋은 자료가 되어준다.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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