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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은 서비스유통업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들의 건강권이 사회 전면에 부각된 한 해였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서서 일하는 서비스직 노동자들을 위한 ‘의자 놓기’ 캠페인을 통해 전개됐습니다. 의자캠페인은 한해 동안 계속됐고, 그 결과 전국 곳곳의 백화점, 할인마트, 유통업체에 실제로 의자가 놓여지는 괄목할만한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이 캠페인이 시작되기 전부터 서비스 분야 여성노동자의 건강에 대한 연구해오고, 캠페인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김신범님이 2008년 한해 동안 진행해온 “서서 일하는 서비스여성노동자에게 의자를” 캠페인을 마치면서, 일다에 기고를 해주셨습니다. 글을 보내주신 김신범님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노동안전보건교육센터 교육실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여성노동자에게 의자를’ 국민캠페인의 성과

의자캠페인은 전국 각지의 수많은 단체들이 함께했다.

딱 1년 전 여성주의 저널 <일다>에서 ‘유통서비스 여성노동자의 건강’이라는 기획으로 세 번에 걸쳐 기사를 다뤄주었습니다. 당시에 일회성 기사로 그치지 않고 체계적으로 문제를 접근하려고 해주셨기 때문에, 작은 감동을 받았답니다.

게다가 <일다>를 통해 다른 언론의 여성기자들이 연락을 많이 주셔서, 우리 캠페인을 사회적으로 알리는데 큰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일다>는 의자캠페인의 첫 번째 후원자였던 셈입니다. 그래서 의자캠페인이 성공하거든 <일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 때가 온 것 같아요.

일단, 의자캠페인 경과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의자캠페인에는 정말 많은 단체가 함께 했답니다.

[서울.경기] 민주노총, 민간서비스연맹,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민주당 여성위원회, 전국여성연대, 한국진보연대, 한국여성민우회, 노동건강연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참여연대, 불교문화연대,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안산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강원] 민주노총 강원본부, 강릉시협, 동해시협, 속초시협, 원주시협, 춘천시협, 민주노동당 강원도당, 진보신당 강원도당, 춘천노동복지센타, 춘천시민연대, 춘천여성민우회, 원주여성민우회, 동해장애인권연대, 동해자활센터(준), 강원여성연대

[제주]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제주여민회, (사)제주여성인권연대,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대전]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진보신당 대전시당(준)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사)대전실업극복시민연대일어서는사람들)/(사)유성민주자치시민연합/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전여민회/대전외국인노동자종합지원센터/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대전충남녹색연합/대전충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대전충남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대전충남생명의숲/대전환경운동연합/대전흥사단/대전YMCA/충청지역노점상연합회/대전충남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대전시민아카데미), 대전여성단체연합(대전여민회/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대전평화여성회/전국여성노조대전충청지부/대전여신학자협의회/대전여성장애인연대)

[충남] 민주노총 충남본부, 민주노총 충남서부지구협의회,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진보신당 충남도당, 전농 충남도연맹,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충남노동자건강지기, 천안여성의전화, 천안KYC, 아산YMCA

[경북.경산] 민주노총 경산청도지구협의회, 민주노동당 경산시위원회, 진보신당 경산청도당원협의회(준), 전국노점상연합 경산지역연합회, 경산이주노동자센터, 경산시 농민회

[충북] 민주노동당충북도당, 민주노총충북본부, 충북여성민우회, 호죽인권센터

[광주]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전남.순천]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 민주노총 순천시지부, 순천생협, Y생협, KYC, 순천YMCA, 순천 여성농민회, 놀이패두엄자리, 순천여성회, 전남 장애인 교육권 연대, 민주노동당 순천여성위원회, 순천민중연대, 순천 장애인 부모회

[경남] 경남지역본부, 마산창원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민주노동당 경남도장, 경남진보연합(준), 진보신당 경남도당,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산]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부산여성회 평등의 전화,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전국여성노조부산지부

[인천] 민주노총인천본부(여성위원회, 노동보건위원회), 민주노동당인천시당, 진보신당인천시당, 민주당인천시당, 건강한 노동세상, 인천여성노동자회, 여성노조인천지부, 인천여성회, 인천반미여성회, 인천YWCA, 인천여성민우회, 인천여성의전화, 인천고용복지단체연대회의

[전북] 전북여성단체연합, 전북여성노동자회, 전국여성노동조합전북지부, 전북여성농민회연합, 반미여성회 전북지부, 전북진보연대.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전농전북도연맹,  민주노총 전북본부, 민주노동당전북도당

[울산] 지역본부, 민주노동당울산시당, 사회당울산시당, 진보신당울산시당, 울산시민연대, 울산여성회, 울산산업재해추방운동연합, 울산여성의전화, 울산인권운동연대, 북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전국여성노조울산지부

[대구] 민주노총, 여성노동자회, 진보신당, 산업보건연구회, 반미여성회, 민주노동당, 진보연대, 인권연대, KNCC, 여성노조, 여성의 전화

그럼, 의자는 놓아졌을까요?

아직 많지는 않지만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사천휴게소와 대우백화점에서 제일 먼저 의자를 놓았고, 애경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대구백화점, 동아백화점(대구점), 창원 대동백화점이 계산원에게 의자를 제공했습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2008년 12월까지 의자를 비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롯데백화점 울산점에서는 식품매장에 의자가 이미 놓였다고 하더군요. 대형마트 중에는 홈플러스 평촌점, 부천여월점, 해운대점, 세이브존 노원점, 태백농협 하나로마트, 광양 하나로마트 등에서도 의자를 놓았습니다. 뉴코아아울렛은 내년 1사분기까지 의자를 놓는다고 합니다.

그뿐 아닙니다. 이마트 안성점은 매장을 새로 오픈하면서 아예 앉아서 계산할 수 있는 계산대를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고속도로에는 사천휴게소에 이어 신탄진휴게소와 문막휴게소에도 의자가 놓였다고 합니다. 11월까지는 사업주들이 서로 눈치를 보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제 의자를 놓는 것은 대세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시작일 뿐입니다. 기껏해야 계산원 노동자들에게만 의자를 주고 있고, “시범적으로 시행한다”는 말을 꼭 갖다 붙이는 매장도 있습니다. 고객들이 싫다고 하면 언제든 의자를 빼겠다는 말로 읽힙니다. 꾸준한 감시와 요구가 계속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의자를 통해 맺은 여성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의 관계

의자캠페인은 노조의 필요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의자캠페인으로 민주노총과 노동자들은 편하고 따뜻한 만남을 가졌습니다. ‘의자캠페인’을 통해, 평소 노동자라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던 매장의 여성들이 자신이 노동자였고 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대형마트 앞에서 캠페인을 진행할 때면 행사매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었고, 용기를 내어 매장 안으로 들어가 한 바퀴 돌 때에는 몰래 박수도 쳐주셨습니다. 민주노총의 조직활동가들이 그 동안 여러 매장을 다니면서 조직활동을 해왔지만, 이렇게 따뜻하고 편안한 관계를 맺은 것은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의자캠페인’은 노동자의 건강권 사업으로 출발했지만, 사회적으로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입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다는 것이 민주노총과 서비스연맹의 평가입니다. 그래서 일부 매장에서는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이렇게도 말을 해봤습니다.

“노동조합 있어야겠지요? 서비스연맹에 가입하세요.”

서비스 여성노동자들은 웃으며 “그러게요~” 라는 한 마디로 대답을 대신하였습니다.

의자캠페인을 함께 해주셨던 한국여성민우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 등에서도 즐겁게 연대를 해주었고, 여성노동자들을 향한 소중한 연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올바른 방향을 얻게 되었고, 든든한 사람들을 얻었습니다.

서비스노동자의 몸과 마음에 대한 ‘존중’

의자놓기는 서비스노동자에 대한 '존중'의 시작이다.

의자란, 한국사회의 서비스 여성노동자에 대한 ‘무시’를 보여주는 상징이었습니다. 사실 서비스노동자들이 힘들기로 따진다면, 감정노동과 스트레스가 최고입니다. 의자는 “서비스노동자도 힘들어요” 라는 말을 꺼내는 도구였고, 서비스노동자를 존중하자는 상징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과도한 서비스는 고객과 노동자 모두를 힘들게 만듭니다” 라는 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노동과 노동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얘기할 것이고, 서비스노동자의 몸과 마음에 대한 존중을 본격적으로 얘기할 것입니다.

물론, 아직 의자가 다 놓이지 않았으니, 의자를 놓게 만드는 활동은 계속될 것입니다. 서비스연맹과 민주노총 각 지역본부에서는 내년부터 분기마다 지역을 순회하면서 의자가 놓였는지 점검하는 활동을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점검결과를 가지고 지역의 노동부를 만나 대책을 요구할 것입니다. 이번에 함께 연대해준 시민사회단체와도 함께하면 더욱 좋겠지요.

의자에만 머물지 않고 ‘후방’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후방은 고객들이 다니지 않는 곳으로 매장진열을 위해 물품을 갖다 놓는 곳을 말합니다. 끊임없이 무거운 물건을 계속 날라야 하는 곳인데, 단기 아르바이트 고용이 아주 많습니다. 이 노동자들에게 옷 갈아입을 곳도 주지 않아서,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일하기도 한답니다. 고객들이 보지 않는 곳이니 얼마나 문제가 많을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유통서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가 농축되어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청소년노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비스산업에는 청소년들이 아주 많이 일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없는 서비스산업은 없습니다. 청소년들은 자신을 ‘미래의 노동자’가 아닌 그냥 ‘노동자’로 봐달라고 요구합니다. 의자캠페인을 마무리하면서 청소년노동에 대한 고민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청소년노동네트워크와 교류하면서 배우고 있습니다.

여성노동자 건강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예고하며

참, 의자캠페인을 하면서 여러 남성들로부터 “남자도 서서 일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왜 모르겠습니까, 당연히 잘 알지요. 자동차공장의 조립라인 같은 곳은 정신 없이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위험을 비교해서는 안됩니다.

지금껏 서비스분야의 여성노동자들은 “공장에서 일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이라는 식으로 안전과 건강의 권리를 무시당해왔습니다. 여성노동자 스스로도 건강권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공장이냐 탄광이냐를 비교하며,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노동자들을 보여주며 ‘너희는 참으라’고 강요해선 안 될 것입니다. 당사자가 힘들어하는 것에 관심을 갖는 편이 옳을 것입니다.

의자를 통해 여성노동자들의 몸과 마음이 얼마나 무시당하고 있는지 사회에 알리고 싶었기에, 우리 캠페인단은 끝까지 “서서 일하는 서비스 여성노동자에게 의자를” 또는, “서서 일하는 여성노동자에게 의자를”이라는 슬로건을 지켜낸 것입니다.

행복한 마음으로 캠페인을 전개했던 2008년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아쉽지는 않네요. 2009년에 또 여성노동자의 건강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을 테니 오히려 설레는 마음입니다. 올 한해 제 마음 속에 항상 머물렀던 <일다>에게 고맙다는 말씀 드리면서 저의 2008년을 마칩니다.
“일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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