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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저항, 사랑과 분노를 표출하는 레게 밴드
<블럭의 한곡 들여다보기> 스카웨이커스 “다름과 닮음” 

 

- 필자 블럭(bluc)님은 음악평론가이자 음악웹진 “웨이브”(weiv)의 운영진입니다. [편집자 주]

 

 

스카, 레게 음악하는 부산 밴드 ‘스카웨이커스’
 

스카웨이커스(Ska Wakers)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카, 레게(reggae) 음악을 하는 부산의 밴드다. 부산 음악 신에서도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활동해왔고, 드디어 올해 첫 정규 앨범 [Riddim of Revolt]를 발표했다.

 

▲ 스카웨이커스 첫 정규앨범 [Riddim of Revolt] 
 

앨범은 두 개의 CD에 스물 한 곡을 가득 담았으며, 스카와 레게 정체성 안에서 덥, 댄스홀 등의 레게 파생 장르까지 끌어안아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한국적 면모와 보사노바, 라틴 사운드를 가져오는 등의 변주, 여덟 명(현재 한 명이 군복무 중이라 일곱 명이다)의 긴밀한 합주, 밴드만의 주제 의식과 표현 방식을 통해 이 앨범은 그간 준비해온 것들을 정성껏 선보인다.

 

앨범을 보면 다소 투박하다는 인상이 들 수도 있으나, 오히려 연주로 채워진 트랙에서는 기가 막힌 호흡과 세련된 면모를 느낄 수 있고, 강렬한 메시지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여러모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스카웨이커스는 2014년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무엇보다 앨범 [Riddim of Revolt]를 발표하면서 활발하게 움직였고, 네이버 이주의 발견 및 온스테이지에 선정되는가 하면, 각종 매체에 앨범이 소개되었다.

 

여러 곳에서 공연 섭외가 많아진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대만의 “Asia Connections Tour 2014 Taipei & Kaohsiung”라고 하는 공연에 유일한 해외초청팀 헤드라이너(주연급)로 선정되기도 했다. 바쁜 와중에 그들이 만든 대안 공간 ‘루츠’에서는 지난 11월 “한국 음원시장의 문제와 대안”이라는 제목의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루츠’에서는 “루츠 락 레게”라는 자체 기획 공연을 포함해 의미 있는 행사가 종종 열린다.

 

자유와 저항, 반핵…사회참여적인 레게 정신

  

▲ 사회참여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스카웨이커스  ©스카웨이커스 페이스북 
 

이처럼 스카웨이커스는 사회 참여에도 적극적이다.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기 위해 제주 강정에도 다녀왔고,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러 밀양에도 다녀왔다. 고리 원전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자 “Firbomb”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고리원자력발전소 부근에서 찍었다. 네이버 온스테이지에서 라이브를 선보일 때는 방독면을 쓰고 연주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행동하는 것은 레게 음악이 가지고 있는 정신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면 레게 음악이 가지고 있는 정신은 어떤 것일까? 물질주의에 대한 비판과 인종 차별 반대, 반식민주의, 라스타파리아니즘(기독교와 토속 신앙의 결합으로 정신적 자유를 강조하며 흑인 회귀운동 등을 포함하고 있음) 등을 꼽을 수 있다. 레게를 대표하는 밥 말리(Bob Marley)라는 인물이 사랑과 평화, 자유와 저항으로 대표되는 것과 흐름을 같이 한다. 시스템의 부정적 면모를 비판하고 자연과 사람을 중시하는 것, 전쟁과 핵에 반대하는 행동 등이 곧 레게의 정신을 계승한 면모라고 볼 수 있다.

 

스카의 경우 레게보다 10년 정도 먼저 생겨난 장르로, 레게의 원형 중 하나다. 재즈와 블루스, 알앤비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생겨난 스카는 후에 세계적으로 자리 잡은 음악적 형식이 된다. 이처럼 음악적으로, 정신적으로 뚜렷한 색채를 가지고 있는 장르를 기반으로 삼으며 스카웨이커스는 자신들만의 음악을 만들어낸다.

 

앨범에 담긴 메시지는 다양하면서도 강렬하다. “어화둥둥 내 사랑”, “소년의 하루”, “광야”, “Just Midnight” 등의 곡은 서정적이거나 강렬한, 혹은 애잔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Ska Revolution”, “스캥킹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자연하세요”는 스카 고유의 매력을 최대한 담아내고 있다. “다름과 닮음”, “나로부터”는 서로를, 그리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메시지와 주변에 의해 만들어지고 갇힌 모습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르 특유의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습을 잘 부각한, 그래서 편하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트랙도 많다. 그 중 “다름과 닮음”은 ‘달라’와 ‘닮아’의 발음이 닮았다는 점을 재미있게 가져오는가 하면 ‘그러니 같아지려 마 닮기를 바라지도 마 /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한없이 자연스럽게’라는 가사와 함께 그게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한다.

 

앞서 언급한 “Firebomb” 외에도 “Wake Up Again”, “(Music Is Our) Weapon”, “우린 모두 다 알지”, “God Save The Princess”, “Shit” 등의 곡은 직설적으로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거대한 체제의 문제점부터 전 정권의 수장, 현 정권의 수장을 직설적으로 공격하기에 이른다. 좀더 현실적이어서 씁쓸한, 그러면서도 아이러니하게 다가오는 “욕망”이라는 곡은 블루스 음악을 하는 김태춘과 함께했다.

 

라이브 공연에서 더욱 빛나는 밴드
 

  © 사진-스카웨이커스 페이스북 페이지 
 

스카웨이커스는 레게/스카 음악의 사운드만을 표방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음악이 가지고 있는 정신까지 계승하여 저항, 사랑, 분노 등을 드러낸다. 직접적이고 거친 표현 방식이 유치하지 않은 이유는, 음악적 완성도의 뒷받침도 있겠지만 아마 긴 시간 음악을 함께해온 내공의 힘이 큰 것 같다.

 

앨범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이나 스카웨이커스라는 밴드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은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 이들의 음악이나 라이브를 직접 찾아서 접한다면, 훨씬 직관적이고 명료하게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 특히 공연이 그렇다. 강한 에너지를 선보이며 인상을 남기는 이들의 라이브에서는, 한국적 흥이나 한의 정서도 느낄 수 있다.

 

때로는 지치고 힘든 집회 공간에서도 힘을 불어넣어 주는 밴드의 매력은 귀로 듣는 것보다는 직접 보는 것이 더 감동이 크다. 스카웨이커스를 만난 덕분에 전보다 즐겁고 세련된 투쟁이 가능해졌다는 사람도 있었다. 공연장에서 만나도 그만큼 신나고 감동이 있으니, 기회가 되면 홍대 클럽공연 등지에서 한 번 만나보는 걸 추천한다.

 

이번 음악 소개를 통해 ‘이런 것도 가능하다’는 걸 말하고 싶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자신이 내고 싶은 목소리를 이처럼 직설적으로 낼 수 있고, 몸으로 직접 뛰어들 수도 있다는 것을. 또한 그것이 ‘에너지를 얻어가는 투쟁’으로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기도 한다. 의식이나 명분을 우선으로 내세워 경직되고 딱딱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음악적인 부분을 소홀히 여기지도 않는다.

 

물론 이들이 음악적으로나 사회적 행보에서 더없이 완벽하다고 말하는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하고,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음악인들이라고 생각한다.▣ 블럭

 

* 스카웨이커스 “Ska Revolution” 온스테이지 공연 보기 http://bit.ly/1vY28tg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영문 번역기사 사이트ildaro.blogspo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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