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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체험이 범람하는 시대에…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농민의 하루를 따라서 

 

 

 

산딸기, 오디, 앵두, 보리수가 탐스럽게 열리는 계절, 내가 일하는 곳은 신입 실무자 연수를 연다. 농민들과 직접 관계를 맺으며 일하는 농업단체이다 보니, 신입 실무자가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을 ‘농업에 대한 이해’로 꼽는다. 

 

▲  농업단체의 신입 실무자를 위한 연수는 농촌에서, 농민의 지도로, 농사를 짓는 프로그램이다.   © 박푸른들 
  

그래서 연수가 열리는 장소는 농촌이며, 프로그램은 농사이고, 강사는 농민으로 짜여진다. 프로그램대로 농민들을 따라 하루 꼬박 일하고 나면 입에서는 단내가 나고 몸에서는 쉰내가 난다. 거기다가 더위를 먹었는지 입맛도 없다. 쓰러지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그러니 매해 신입 실무자들은 일이 너무 힘들다며 아우성이다. 하지만 전업농의 현실을 파악하고 지원해야 할 사람들이, 가볍고 신나는 농사체험을 통해 괜한 환상을 갖게 될 수 있어 일의 강도는 늘 농민의 하루 리듬에 맞춘다.  

 

▲  가볍고 신나는 농사체험을 통해서는 전업농의 현실을 이해하기 어렵다.   © 박푸른들 
  

이러한 교육이 많아지고 다양해졌으면 좋겠다.

 

농민과의 소통을 통해 일을 기획해야 할 농업 관련 단체 사람들이야말로 농업에 대한 이해가 깊어야 하는데, 정작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부족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농업단체 실무자인 우리들이 ‘농사체험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농업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 박푸른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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