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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동물권 이야기> 인간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육식주의 

동성애자 여성들의 인터뷰 기록 “Over the rainbow”의 필자 박김수진님이 “동물권 이야기” 칼럼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낯선 개념인 ‘동물권’에 대해 깊이 살펴보며,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생태적 삶을 모색해봅니다. www.ildaro.com 


공장식 축산이 인간에게 미치는 막대한 피해

이번 애완동물의 문제가 결국 사람의 책임과 역할의 문제로 되돌아오듯, 비인간동물에 대한 학대와 착취는 곧 인간동물에 대한 착취로 이어집니다. 비인간동물에게 가혹한 ‘공장식 축산’ 방식은 인간동물에게도 역시 가혹한 시스템입니다. 공장식 축산업이 도입되면서 소규모 축산 농가들이 몰락하고, 축산공장이 들어선 지역의 환경은 오염으로 몸살을 앓게 되며, 열악한 환경의 공장식 축산 기업에 유입되는 노동자의 건강에도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공장식 축산업 시스템은 소수의 다국적 거대 농축산 기업의 지배하에 있지요. 미국의 경우, 단 4개의 기업이 육우 사업의 79%를 통제하고 있고, 캐나다 역시 2개의 기업(카길, IBP)이 육우 산업의 74%를 통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카길>은 호주의 육우 산업도 상당 부분 통제하고 있으며, <콘아그라>는 중국과 태국의 가금업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요.
 

▲ 2010년 12월 경기도 파주. 돼지 4천마리가 생매장되고 있다. ©이미경 의원실 
 
『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의 저자 박상표에 따르면, 소수의 다국적 거대 농축산 기업은 세계에서 소비되는 소고기의 43%, 닭고기의 74%, 달걀의 68%를 공장식 축산 방식으로 생산, 제공해오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곡물, 사료, 유통,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장악하여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며, 나아가 공장식 축산 방식에 이용되는 농약, 화학비료, 항생제, 성장호르몬 등을 생산하는 업체와 거대한 이윤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기업 주도의 공장식 축산업이 도입되고 확장되면서, 자연친화적 방식을 이용해 소규모 축산 농가를 이루고 있던 마을 공동체는 공장식 축산 형태로 대체되고 있죠. 대기업 생산 제품, 공장식 축산업을 통해 생산되는 수입 축산물과의 가격 경쟁에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장식 축산업 방식의 도입과 확대로 인해 소규모 축산 농가는 생존권을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에 공장식 축산 시설이 들어섰다는 것은 해당 지역의 새로운 환경 문제, 부동산 가치 하락 등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육식의 종말』을 쓴 제러미 리프킨과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의 저자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미국 정육 포장산업에서 사고발생률이 전체 직업군 중 두 번째로 빈도가 높고, 공장식 축산업 내 노동자는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로 채워지고 있으며, 임금은 최저임금에 머물거나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합니다.
 
한국 상황도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2010년 말 기준으로 농축산업 비자를 발급받은 이주노동자는 9천849명이고, 해당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약 1만 5천명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들 3명 중 1명은 불법체류 상태로 고용되고 있지요.
 
이 밖에도 공장식 축산업 현장 노동자에게 자주 발생하는 안질, 폐렴과 같은 질환과 도축시설 속에서 노동자들의 정서적, 정신적 질환 문제도 공장식 축산업이 가져 온 주요 폐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밀집 사육 시설 속에서 비인간동물들이 건강할 리 없습니다. 그래서 매해 구제역과 같은 질병이 생기고, 죄 없는 생명체들이 살처분되지요. 인간동물이 고안해낸 대책은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입니다. 비인간동물의 스트레스를 유발해 질병을 발병하게 하는 공장식 밀집 사육 환경을 개선하는 대신, 새로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고 투약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박테리아는 슈퍼 박테리아로, 슈퍼 박테리아는 슈퍼슈퍼 박테리아로 성장할 뿐입니다.
 
더 빠른 시간 안에 잡아먹기 좋은 상태의 근육과 지방을 만들어내기 위해 인간동물은 비인간동물들에게 성장촉진 호르몬을 투여합니다. 닭 가슴살이 대유행을 하니 닭들의 가슴 부위의 근육을 성장시키는 호르몬을 투여하거나, 더 많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젖소에게 산유 촉진 호르몬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요. 그러면 그런 환경에 노출된 ‘고기’를 섭취하는 비인간동물에게, 항생제와 호르몬의 잔유 물질들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제러미 리프킨과 『생추어리 농장』의 저자 진 바우어는, 항생제의 잔유 물질이 간혹 인간동물이 섭취하는 소고기에서 발견된다고 말합니다. 과도한 육식의 섭취는 인간동물의 항생제 내성을 강화시켜, 인간동물을 바이러스 등 질병 유전인자에 취약해지도록 만든다고 하지요.
 
세계식량기구, 최고의 환경 위협 요인은 ‘축산업’
 
인간동물에 의해 강제 임신과 출산이 반복되고, 태어나면서부터 좁고 열악한 환경의 감금생활을 하다 보니 비인간동물은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각종 항생제 투약으로 면역 체계가 질병에 취약해집니다. 공장식 축산업 속에서 취약해진 비인간동물의 면역 체계는 구제역, 조류독감 등 바이러스 감염에 그대로 노출되고, 이러한 신종 질병들은 결국 인간동물에게 되돌아오고 있지요.
 
비단 미국이나 호주 등 특정 국가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수입, 수출을 통해 세계 육류시장은 개방되었고 순환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질병인자와 질병 발생 가능성 역시 순환되는 것입니다. 이름하여 ‘질병의 세계화’이지요. 

▲ 올해 5월 30일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녹색당, ‘생명과 지구를 살리는 시민소송’ 원고인단은 공장식 축산에 문제 제기하며 헌법소원을 냈다. © 관련 이미지  
 
환경 위기에 관한 논의에 있어, 환경 위기를 부채질하는 가장 파괴적인 요인으로 육류 생산과 가공에 관한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특히 공장식 축산업이 그 핵심에 있습니다. 세계식량기구는 축산업을 최고의 환경 위협 요인으로 지목한바 있습니다. 동물권 이론가인 멜라니 조이, 제러미 리프킨 등 많은 학자들이 공장식 축산업을 공기와 물의 오염, 생물다양성 훼손, 토양 침식, 사막화, 삼림 파되, 온실가스 배출, 담수 고갈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식량 위기와 공장식 축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육식주의 이데올로기와 육식 중심의 식문화는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2011년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발표한 「세계재난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 중 약 9억2천5백만 명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고, 이 중 5세 이하 아동이 1억7천8백만 명에 이릅니다. 국제적십자사연맹은 급등하는 곡물 가격과 식량 위기 등을 기아 인구 증가의 주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농경 지대에서 생산된 곡물의 70% 이상이 소의 사료로 공급되고 있는 점, 그리고 세계 곡물의 3분의1이 소, 돼지 등 가축 사육을 위한 사료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 곡물의 70%와 전세계 곡물의 30%가 가축 사료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 곡물의 양은 세계 10억명 이상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규모라는 것입니다.
 
브라질에서 생산하는 대두의 대부분은 육류 생산을 위한 사료용으로 재배되고,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전체 곡물 생산량의 3분의1이 육류 생산을 위한 사료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또 미국 서부의 경우, 심각한 물 부족에도 불구하고 가축에게 먹이는 물 사용량이 전체 물 사용량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박상표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쌀을 제외한 옥수수나 밀은 전량을 국제적 대기업 업체로부터 수입하고 있습니다. 2008년을 기준으로 국내 곡물자급률은 옥수수 0.9%, 밀 0.35%, 콩 7.13%에 불과하며,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곡물은 수입 곡물입니다. 그 수입 곡물의 30%는 인간동물의 식용으로 사용되고, 나머지 70%는 가축 사료 및 가공용으로 사용되고 있지요.
 
가축 사육을 위해 생산하는 곡물의 양을 줄이고, 이를 위해 육류 섭취를 줄일 수 있다면 세계 기아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한쪽에서는 지나친 육식으로 인해 비만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아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형국인데, 이러한 문제들의 중심에 공장식 축산업이 자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농장동물, 실험동물, 모피동물, 전시동물, 애완동물, 인간동물에 대한 학대 및 착취 사례를 간략하게 정리해보았습니다. 바다동물, 오락동물, 야생동물, 약재로 쓰이는 동물, 종교 의식에서 제물로 쓰이는 동물, 치료매개동물 등은 포함하지 못했습니다. 또 공장식 축산업의 발전사와 궤를 함께 하는 원주민에 대한 탄압과 야생동물 말살 문제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저의 공부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기회에 이 비인간동물들에 관해서도 충분히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비인간동물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태도와 처분이 진정 ‘이성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무엇을 어디에서부터 시작하여 바꾸어나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떠올린 수많은 질문들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답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 믿습니다. (박김수진)

[참고 문헌]
마크 베코프. 2008. 『동물의 감정』. 김미옥 역, 시그마북스.
멜라니 조이. 2011.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노순옥 역, 모
박상표. 2012. 『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 개마고원.
에리카 퍼지. 2007. 『‘동물’에 반대한다』. 박상준 역, 사이언스북스.
제레미 리프킨. 2002. 『육식의 종말』. 신현승 역, 시공사.
조너선 사프란 포어. 2011.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송은주 역, 민음사.
진 바우어. 2011. 『생추어리 농장』. 허형은 역, 책세상.
캐서린 그랜트. 2012. 『동물권, 인간의 이기심은 어디까지인가』. 황성원 역, 이후.
피터 싱어 & 메이슨, 짐. 2008. 『죽음의 밥상』. 함규진 역, 산책자.
부산일보, [신문 보고 생각 키우고] 지구촌 기아문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    * 저널리스트들의 유쾌한 실험!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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