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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십대, 그들만의 세상에 접속하다

청소년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들꽃청소년세상' 
 
청소년 성매매의 실태를 알아보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0월 12일 한소리회는 <성매매 피해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만들기 토크쇼>를 개최했다. 거리로 나온 십대들은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성매매에 유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소리회는 “청소년 성매매는 무책임한 어른들에 의한 아동학대이자 성폭력”이라고 규정하며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와 지역사회에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소개된 들꽃청소년세상의 사례는 십대들의 눈높이에 맞춰 통합적인 지원방안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들꽃청소년세상은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청소년 지원기관으로 대안가정, 대안학교, 직업교육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현수 공동대표는 거리의 청소년들과 함께해 온 경험을 토대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접근 가능한 실제모델이 될 수 있는 사례를 이야기했다.
 
청소년 당사자를 중심으로 해결책을 찾는다

▲ 들꽃청소년세상의 김현수 공동대표. 거리 속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청소년 문제를 당사자 중심으로 해결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 일다 
 
들꽃청소년세상이라는 공동체는 김현수씨가 1994년 7월, 새벽에 교회에 들어와 몰래 잠을 자던 가출 청소년 8명을 만나면서 시작되었다.
 
이들에게 잠자리를 내어주고 돌보면서 거리 청소년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거리 속 아이들의 세계는 예상보다 굉장히 컸고, 그 안에 그들만의 법칙이 있었다.
 
그룹홈에 함께 살던 아이가 가출을 하면, 그 아이를 찾아오는 것은 함께 살던 다른 아이들이었다. 비슷한 아이가 새로 그룹홈에 들어오면 그 아이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도 바로 아이들이었다.
 
“비난과 처벌의 대상이 되는 아이들의 어떤 행동이나 습관도 어떤 사회구성 속에 있느냐에 따라 사회적 행태와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김현수 대표는 말한다.
 
이 경험을 통해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아이들이 지니고 있는 사회적 경험과 역량을 인정"하는 것의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회구성원들이 아이들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것, 그래서 사회 문제인 청소년 문제를 청소년 당사자를 중심으로 하여 해결책을 찾아가는 길을 꿈꾸게 되었다” 라고 말했다.
 
지역사회가 함께 지원하는 청소년들의 '자립'

 
들꽃청소년세상은 가장 먼저 대안가정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대안가정과 쉼터가 지역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후원자들의 공감과 참여 덕분이었다.

이후 거리학교로 시작한 들꽃학교가 지역사회 속에 자리를 잡고 공동체가 형성되면서 ‘청소년 작업장’ 등 여러 기관들이 설립되었다. 십대들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돌봄(자립홈, 쉼터)과 배움(학교), 생산(직업훈련 및 취업)”이라는 통합적인 구조가 요청되었기 때문이다.
 
들꽃청소년세상은 그룹홈과 쉼터 뿐 아니라,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로 사회 적응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임대해주는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 LH대한주택공사로부터 원룸16개가 있는 건물을 무상임대 받아 운영하고 있다. 시설을 나와야 하는 청소년과 주거 빈곤에 처한 20~25세가 대상이다. 거리 청소년들을 위한 지역사회 안전망은 지역의 병원, 행정기관, 사회복지기관이 참여하면서 더욱 풍성해졌다.
 
또한 사후 지원만이 아니라 애초 가출이 발생할 당시에 조기에 개입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한 자동차회사의 후원을 받아 대형버스를 개조한 ‘움직이는 청소년센터 EXIT’를 2011년 7월에 오픈하여 운영 중이다. 식사와 상담, 자유로운 휴식이 가능한 공간으로 버스라는 특성을 살려 도움을 받아야 할 십대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들꽃청소년세상의 김현수 공동대표는 “청소년 문제의 해결은 결과보다도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데 있어서도 십대 당사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김 대표는 거리 청소년의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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