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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탈성매매의 터닝 포인트는 ‘꿈’
한소리회, 청소녀 성매매 실태발표 및 사회안전망 모색  

 
청소년 성매매는 확산되고 있으며 성매매에 처음 진입하게 되는 평균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관련 전문가들은 주된 이유를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에서 찾는다. 서울시 조사 자료에 따르면, 해마다 가출을 하는 청소년은 약 2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중 1/4이 성매매에 유입된다. 또한 가출 십대여성은 절반 이상(55.3%)이 성산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가정과 학교에서 유리된 십대들의 취약성을 드러내준다.
 
성매매 성매매근절을 위한 한소리회는 청소년 성매매의 실태를 알아보고 위험 속에 방치된 십대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모색하는 자리를 10월 12일 아현감리교회 스크랜튼 홀에서 마련하였다. 이 자리에서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정혜원 연구원은 2011년 4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심층면접 및 설문조사를 통해 청소년 성매매 실태를 진단한 결과를 발표했다.
 
낮아지는 성매매 유입 연령, 지원대상 폭 넓혀야 

▲ 청소년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정혜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연구원 © 일다 
 
청소년 성매매 문제의 실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데 있어서 ‘가출’은 중요한 키워드이다. 정혜원 연구원은 가출한 십대여성들이 성매매로 유입되는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조사했다.
 
가출과 성매매를 기준으로 ① 가출과 성매매를 모두 경험 ② 가출만 경험 ③ 둘 다 경험하지 않는 경우의 3가지 집단유형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심층면접 대상자는 26명, 설문조사에 응한 가출 십대여성은 383명이었다.
 
그 결과 주변에 성매매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을수록, 성폭행 경험이 있을수록, 문제 행동을 조기에 시작했을수록, 사회적인 유능감이 낮을수록, 그리고 가정에서 자녀에 대한 방임정도가 높을수록 가출과 성매매를 함께 경험할 가능성이 높았다.
 
가출과 성매매를 모두 경험한 집단은 다른 두 집단에 비해 첫 성경험 평균나이가 가장 빠르고, 성폭행 경험율도 55.2%로 매우 높았다. 첫 성관계 연령뿐만 아니라 첫 성매매 연령 또한 저연령화되고 있으나 이를 경험하는 십대들은 “신체적 성적 위험에 대한 인지도와 대응능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정혜원 연구원은 이들에게 “아동복지서비스 체계와의 공조를 통해 지원을 제공해야 하며 청소년 성매매예방 및 성관련 교육의 대상을 청소년에서 아동까지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성폭행은 성매매와 하나의 연속선상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게
 
정혜원 연구원은 청소년 성매매 문제에 있어서 가족기능과 자존감의 회복이 매우 중요한 문제임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십대여성이 가출 후 성매매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부모의 결속과 보호는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예를 들어 “내가 외출 때 부모 혹은 보호자가 자신들이 어디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 지, 누구랑 함께 있는지, 언제 돌아올지 등을 아는 것”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정방임이 있다고 해도 이러한 보호와 결속이 있는 경우 쉽게 성매매로 유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십대여성들이 집을 나오게 된 주된 이유가 가정의 방임, 학대 등에서 발생되었음을 감안할 때 가족기능 강화는 예방과 사후지원의 차원에서 모두 중요한 문제가 된다. 정혜원 연구원은 현재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가족기능강화사업을 저소득계층에 맞추어 확대하고, 폭력 및 방임가정을 발굴하고 피해자를 구조하는 시스템을 지역사회 안에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십대여성이 가출 후 성매매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부모감독’이 가정수준에서 보호요인으로 작용한다면, 개인수준에서는 ‘사회유능감’이 보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말은 사회유능감을 높이면 성매매유입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능감은 자기가 잘한다는 느낌이나 감정을 가지고 있는 상태를 말하며 인간이 행동하게 만드는 동기 유발의 원인이 된다고 말해진다. 이는 자존감과 연관된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 성매매 실태조사를 하며 많은 아이들을 만나봤는데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진로’에 대해 생각은 많이 하지만 구체적이지는 않지요. 기존의 중고등학교 중심의 진로교육은 사회적 조건이 다른 이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아요. 이 아이들의 상황에 맞는 진로교육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외국의 관련 연구에서도 탈성매매의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꿈’이었어요. 이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개입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을 말합니다.”
 
정혜선 연구원은 성매매청소년과 관련된 맞춤형 진로교육 프로그램 매뉴얼을 개발하고, 개별 청소년지원시설 단위로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중앙단위에서 연계되어 진행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평가를 통해 검증되고 공유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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