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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에너지, 핵에너지 의존도를 ‘0’으로
<기후변화, 어떻게 대응할까>⑥ 에너지 자원 개발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는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다>는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공동 기획으로 “기후변화, 어떻게 대응할까” 기사를 연재한다. 필자 이강준님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이다. - <일다> www.ildaro.com]
 
인류가 직면한 가장 긴급한 환경문제인 ‘기후변화’의 요인은, 화력발전소나 수송연료 등 화석에너지의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영향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지구적 대응은 ‘국가 이기주의’라는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는 중이다.
 
또 기후변화의 원인 제공자인 선진개발국과,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지만 대응력이 약한 저개발국가 사이의 문제, 즉 ‘기후 부정의(不正義)’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자원고갈로 인해 석유 등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려는 국제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가운데, 제3세계 자원 개발과정에서 환경문제와, 건강, 인권 침해가 심각한 수준으로 대두되고 있다.
 
피크오일(Peak Oil)과 ‘석유’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
 
“역사는 잉크대신 석유로 쓰여 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20세기 이후 지구촌 대다수 분쟁과 전쟁은 ‘석유’라는 키워드로 재구성할 수 있다. 우리는 국제 전쟁이나 분쟁을 초국적 석유기업과 영미 정부, 국제 금융의 삼각동맹 카르텔 구조와 함께 볼 때, 역사적 진실에 좀더 다가갈 수 있다.
 
제3세계에서 일어나는 쿠데타와 암살(혹은 의문의 죽음), 명분 없는 대테러 전쟁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석유와 송유관로 확보를 둘러싼 암투이다. 미국과 영국 등 소수 부국들의 성장은 ‘값싸고 풍부한 석유(자원)’ 덕이다. 힘으로 세계 대다수 지역 개발도상국들의 성장과 복지를 강탈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석유 등 자원을 둘러싼 부정의(不正義) 문제는 날이 갈수록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언젠가는 고갈되는 유한 자원인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 국제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 생산 정점(Peak Oil)은 국제 석유 추출 속도가 최대에 이르러서, 그 이후부터는 생산 속도가 줄어드는 시점을 말한다. 피크오일 개념은 1956년 미국석유연구소의 킹 허버트(King Hubbert)가 처음으로 제안했다. 허버트의 핵심적인 통찰력은 어떤 유전의 석유라도 매장량의 절반을 채굴하고 나면 생산이 정점에 이른다는 데 있다.
 
그는 미국의 석유 생산량 정점이 1965~1970년에 도래할 것이고, 그 시기는 석유 매장량의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실제로 미국의 피크오일은 알라스카 유전 개발에도 불구하고 1970년에 발생하였으며, 현재 미국의 석유 생산량은 1970년의 절반에 불과하다.
 
산유국과 주류 석유기업들은 피크오일이 당면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새로운 유전의 발견과 기술 개발로 석유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는 것은 경제성이 매우 낮으며, 주요 산유국들은 석유 매장량을 부풀려 보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크오일은 이미 지났거나 임박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일례로 1998년 캠벨(Colin Campbell)은 중동에서 상당한 양의 석유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고되는 이들 지역의 매장량은 놀랍게도 매년 거의 동일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최대 매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1980년과 1989년 사이에 매장량의 변화가 미비하다고 보고했지만, 1990년에는 매장량이 거의 900억 배럴 증가하였다고 보고했다. 이는 북해 매장량의 세 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웨덴의 쉘 알레크렛(Kjell Aleklett) 교수가 주도하고 있는 ‘피크오일과 피크가스 연구연합회’ ASPO(Associationfor the Study of Peak Oil and Gas)는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해 피크오일의 개념을 정립했다. 피크오일 연구자들은 2010년 전후를 세계 원유 생산의 최정점으로 보고 있다. 매년 약 2% 석유 소비증가율을 감안하면, 40년 이내에 석유가 고갈될 것이며, 향후 석유를 확보하려는 국제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스웨덴의 ‘피크오일과 피크가스 연구연합회’ ASPO는 2010년 전후를 세계 원유 생산의 최정점으로 보고 있다.   www.exitmundi.nl/oilcrash.htm 
 
외국기업들 앞다툰 자원개발로 파푸아뉴기니 ‘오염’
 
석유와 같은 화석에너지에 의존한 경제 시스템은 기후변화의 원인이며, 피크오일과 자원 고갈에 따른 자원확보 경쟁을 부추겨 기후변화를 가속한다. 또한 기후변화로 고통 받는 제3세계 국가 주민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파푸아뉴기니는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가라앉는 등 기후변화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고 있는 곳인 동시에, 풍부한 자연자원을 갖고 있어 한국을 포함한 많은 외국기업들이 자원 개발을 위해 앞다투어 진출하려 몰려드는 곳이다. 그러나 파푸아뉴기니의 일반 국민들은 자원 개발의 이익을 분배 받기는커녕 전통적인 토지에 대한 권리를 빼앗기고, 환경오염의 위험과 권위주의 정부의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다.
 
국제 인권감시단 Human Rights Watch에 따르면, 캐나다 회사 Barrick Gold는 파푸아뉴기니의 포게라 금광에서 매일 1만6천 톤의 광산오수를 인근 강으로 그대로 배출하고 있다.
 
또 라무 니켈코발트 광산에서는 인근 해안가 주민들이 독성 광산쓰레기를 바다에 그대로 버리려는 중국계 마이크로마이닝(MMC)의 계획을 금지해달라는 청원을 냈다. 하지만 작년 7월 법원은 이를 기각해버렸다. 항의 시위에 참여한 주민들은 체포되어 경찰의 폭력에 시달리고 구금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폭력이 자행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핵발전 원료 ‘우라늄’ 채굴의 엄청난 파괴력 

© 독일 “핵 발전을 반대하는 100가지 이유”(100-gute-gruende.de)에서 제작한 카드 이미지 
 
석유와 가스 개발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생태기업이 시민참여로 만든 “핵 발전을 반대하는 100가지 이유”(100-gute-gruende.de)를 살펴보면, 핵발전소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은 다국적 기업에 의존하고 있고, 세계 우라늄 생산의 3분의2가 4개의 큰 채광회사의 손에 놓여 있다.
 
먼저, 우라늄 매장 지역의 약 70%에는 원주민이 살고 있는데, 우라늄 채굴은 그들의 마을과 목초와 땅, 농토를 파괴하고 물을 중독시킨다. 둘째, 우라늄 채굴은 식수를 고갈시킨다. 광석에서 우라늄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많은 물이 필요한데, 우라늄 채굴 지역은 물이 많은 곳들이 아니다. 우라늄 광석채굴장의 물 부족 문제는 사람, 동물 그리고 농경지의 물 부족을 가져온다.
 
셋째, 우라늄 채굴 광산의 독성 진흙은 사람과 환경을 위협한다. 우라늄 광석 1톤 중 2kg가 우라늄이고, 나머지 998kg은 독성 진흙에 남아 하천 밑바닥으로 가라앉는다. ‘타이링스’라고 하는 이 부분은 우라늄 광석에서 나오는 방사능의 85%를 가지고 있다.
 
넷째, 우라늄 채굴은 암을 야기한다. 우라늄 채굴과 그 쓰레기장에서 나오는 방사능 독성을 지닌 재료는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을 병들게 하며 암 발생 비율을 높다. 옛 동독 지역 비스무트에서 우라늄 채굴을 하던 1만 명 가량의 노동자들이 폐암으로 투병 중이라고 한다. 카르키수 우라늄 채굴로 생긴 도시 마이우우-수의 주민들은 시골사람들보다 2배의 암 발생률을 기록했다. 미국 뉴멕시코의 그란츠에서 1955년과 1990년 사이 운영된 우라늄 탄광에서도 마찬가지로 높은 암과 사망률을 기록했다.
 
스웨덴, 독일 등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2006년 2월 스웨덴 정부는 ASPO의 경고를 받아들여 “2020년까지 석유 의존도를 ‘0’으로 줄이겠다”는 선언을 했다.
 
지난해 독일은 2022년 핵발전소를 완전 폐기하겠다고 선언하고,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계로의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직면하여 이제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을 모색할 때이다. 화석에너지의 대량 공급 체계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그것만이 기후변화와 피크오일에 따른 파국적 상황을 대비하는 길이자, 기후변화로 고통 받는 제3세계 사람들의 삶을 존중하고 지속하는 첫 걸음일 것이다. (이강준)
 
* 스웨덴 ‘피크오일과 피크가스 연구연합회’ http://www.exitmundi.nl/oilcrash.htm
  독일 “핵 발전을 반대하는 100가지 이유” http://100-gute-gruende.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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