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량의 제주 이야기(6) 오름과 오름 사잇길 걷기 [관광개발로 파괴되는 제주의 환경훼손을 막고 대안적 여행문화를 제시하는 생태문화여행 기획가 고제량님이 쓰는 제주 이야기. ‘관광지’가 아닌 삶과 문화와 역사를 가진 제주의 참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제주도의 다섯 개 밭 ▲ 제주도의 ‘오름’은 촐밭과 새밭이 되었던 곳으로, 오름 사잇길에는 제주사람들의 고단한 삶이 지금도 서성인다. © 고제량 제주도는 밭이 있어야 살았다. 그 밭은 땅에도 있지만 바다에도 있다. 숙전, 촐밭, 새밭은 땅에 있는 밭이고 메역밭, 할망밭, 선생밭은 바당밭이다. 그리고 땅의 밭과 바당밭만 있다고 살아지는 건 또 아니었다. 소금밭도 있어야 했다. 그러고 보면 숙전, 촐밭, 새밭, 바당밭,..
[일다] 박진창아가 만난 사람: 허은숙 제주옹기박물관 관장 ▲ 허은숙 제주옹기박물관 관장을 만나다. © 일다-박진창아 어느 계절이나 그 빼어남이 남다르지만 제주의 이삼 월은 꽃잎 통째로 툭 떨어져도 한 시절 후회 없어 보이는 동백과, 지천으로 피어나도 스스로 고귀함을 누릴 줄 아는 수선화 향기로 가득하다. 하얀 모자를 눌러쓴 한라산이 유난히 멀리 보이는 제주의 서남쪽 중산간 마을 대정읍 구억리. 그곳에서 동백나무 밑둥처럼 듬직한 포스를 뿜어내는, 옹기 만드는 허은숙님을 만났다. “개인적으로야 글 될만한 얘기가 없지만, 제주옹기를 알리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응해야죠.”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는 이 사람! “관장님, 어떤 사람인가요?” 묻자 돌아오는 대답은 “말 수 없고 조용한 사람”이라는데, 옹기 얘기를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