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고쳐살기, 언니들이 간다! 해남 미세마을 공동체에서(하) ※ 비혼(非婚) 여성들의 귀농, 귀촌 이야기를 담은 기획 “이 언니의 귀촌” 기사가 연재됩니다. 이 시리즈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통해 제작됩니다. [편집자 주] 집주인이 되다 수돗가 담벼락 너머로 건너다보이는 집이 있었다. 까만 지붕에 툇마루가 있고 꽤 널따란 마당에는 햇볕이 환하게 드는 집. 작은 비닐하우스와 창고가 딸려있고 뒤안에는 장독대와 나즈막한 돌담. 대나무 숲이 있어 바람이 불면 쏴아~하는 파도소리가 인다. 그 집엔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먼저 보내고 혼자 살고 계셨다. 딴소리지만, 우에노 치즈코 선생이 이라는 책에서 갈파했듯이 여성 삶의 기본 값은 싱글이다. 참고로 우리 동네 할머니들 일곱 분 중 여섯 분이 싱글...
땅과 잘 어울리는 사람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경미언니 어쩌다보니 농업고등학교에 들어간 나는 2학년이 되면서 2주간 농가 실습을 가게 되었다. 학교의 오랜 전통이었다. ‘때는 이 때다’ 하며 집과 가장 먼 곳으로 가려하는 아이들에게 경미언니 집이 있는 해남은 인기였다. 그때 나는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덕분에 경미언니와 만나게 된다. ▲ 땅과 잘 어울리는 사람, 경미언니 © 박푸른들 농가 실습 선생님이던 경미언니를 8년 만에 다시 만났다. 언니를 만나자 그때 기억이 어슴푸레하게 나를 감쌌다. 한여름 땀을 진탕 흘리고 누우면 찬 공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던 두껍고 단단한 흙집, 까만 밤길을 걸어 잘 짜인 판잣집 문을 열고 들어가 앉으면 큰 창에 별이 한 가득 떠 있던 화장실, 배고플 때마다 풀에 휘감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