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5) : 이탈로 칼비노 다섯 명의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매체 읽기’를 통해 비장애인, 남성 중심의 주류 시각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시선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이탈로 칼비노는 으로 각각 기사, 남작, 자작이라는 사회지도층의 기이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존재하지 않는 기사』의 아질울포는 갑옷만으로 존재하고 『나무 위의 남작』의 코지모는 평생을 나무 위에서 살아간다.『반쪼가리 자작』의 메다르도는 신체가 정확하게 반으로 나뉘어져(!) 선인과 악인으로 각각 살아간다. 라틴 아메리카의 마술적 사실주의나 『반지의 제왕』같은 판타지가 아니어도 판타지에 근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칼비노의 3부작. 중세시대 사회지도층으로 분류되는 지위임에도 불구하고 마이너로 살..
[일다] 조이여울의 기록(4) 살인피해자 가족의 죄의식, 그 사회적 의미 우리는 살인, 성폭력과 같은 강력 범죄를 미디어를 통해 자주 접하면서 살고 있다. 범행의 양상이 끔찍할수록, 피해자의 규모나 피해의 정도가 클수록 사회여론이 들썩인다. 그런데 나는 범죄 사건을 접하는 대중의 여론이 상당히 소모적이라는, 그래서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성폭력, 특히 아동에 대한 성폭력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냐’며 가해자를 향해 비난을 퍼붓는다. 그러나 그 반응은 기껏 하루 이틀 후면 관심에서 밀려날 정도의 중요성밖에 지니지 않고 있다. 바로 이 가벼움 때문에, 나는 범죄 사건이 마치 사람들로부터 ‘열 받는다’ ‘충격적이다’ ‘화난다’ 하는 감정을 집단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