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라 불린 여자들, ‘아버지의 질서’를 흔들다[페미니스트의 책장] 바바라 크리드 『여성괴물』 우리는 수많은 ‘괴물같은 여자’에 관해 알고 있다. 인터넷 공간을 통해 등장했던 수많은 방식의 ‘민폐녀’에서부터, 유명인을 모함해서 이득을 취했다고 여겨지는 꽃뱀들, 어떤 종류의 범죄자들, 총체적으로 ‘인간 이하’, 좀 더 정확히 말해서 ‘시민 이하’로 취급되는 여자들이다. 한 여자가 괴물이 될 때, 그가 ‘여자’라는 사실은 그 사건을 둘러싼 여러 정황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까. 이러한 질문은 ‘○○녀’라는 확고한 명명이 거의 일상어처럼 정착되어버린 현실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녀(女)’는 단지 중립적인 의미를 지닌 지칭어에 불과하다고, ‘남(男)’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호명이라고 말하는 자들도 있었지만..
‘강박적인 삶’ 조장하는 무한경쟁체계 성공신화에 억눌려온 사람들의 분노와 불안감 커 이십 대 초반부터 놀 생각 하지 않고 일만 열심히 해왔던, 이제는 중년이 된 분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일만하다 보니 살림은 제법 꾸려나가게 되고, 주위에서 일 잘한다는 소리도 꽤 듣는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미칠듯한 불안과 가슴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인사 조정이 있은 뒤에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진 직장에서 전전긍긍하며 과중한 업무를 떠맡고부터였습니다. 애초에 혼자서 버틸 수 없는 상황이었건만 그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일이 완벽하게 처리되어야 직성이 풀리는데, 예전만큼 성과를 낼 수 없게 된 현실 속에서 그에게 견딜 수 없는 불안이 들이닥쳤습니다. 결국 잠도 못 자고 밥숟가락도 제대로 뜨지 못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