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딸과 느릿느릿 아시아여행 *풍경보다는 사람을, 사진 찍기보다는 이야기하기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선택한 어느 엄마와 세 딸의 아시아 여행기입니다. 11개월 간 이어진 여행, 그 길목 길목에서 만났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진형민) 인도네시아 아체① 인도네시아 아체(Aceh)는 두 번째 걸음이다. 재작년 여름 나는 비행기를 세 번 갈아타고 이곳에 왔었다. 우리 반 아이들과 아체 아이들은 그 해 봄부터 펜팔 중이었고, 여름방학을 맞은 나는 불현듯 우체부를 자청하여 아이들이 써둔 편지꾸러미를 챙겨들고 이곳까지 날아왔었다. 평화활동가들과 교사들이 모여 이야기 나누는 모임에서 아체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한때 아름다운 왕국이었던 아체는 네덜란드 식..
에메랄드 블루로 빛나는 바다가 매력적인 관광지 오키나와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함께 ‘기지의 섬’이라는 또 하나의 얼굴이 있다. 최근 국회에서 심의가 시작된 ‘괌(기지) 이전협정’의 속내는 평화로운 섬을 원하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생각을 배신하는 것이었다. 기지건설 막아온 13년…괌 이전협정의 실체 “깨끗한 바다다” 하고 시찰하던 자민당 의원마저 절로 감탄했다는 나고시 헤코노의 바다. 듀공이 헤엄치고 푸른 산호 군락도 있다. 모두 멸종위기종으로 여겨지는 희귀생물이다. 1996년, 후텐마 기지(기노완시) 폐쇄에 따른 대체지로 지정된 것이 이 바다였다. 그로부터 13년간, 오키나와의 사람들뿐 아니라 전국에서 지지자가 방문해 “생명은 보물, 바다는 보물, 기지는 필요 없다”며 연좌농성을 벌였다. 작업선들은 카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