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고유의 담백한 맛이 일품인 북한음식 ⑨ 지역 특산물과 요리 ※ 10여년 전, 한국으로 와서 살고 있는 북한이주여성 효주 씨가 북한의 서민문화와 남한에서 겪은 경험을 전하는 칼럼이 연재됩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한번 맛보면 평생 잊지 못할 ‘평양냉면’ 북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방마다 고유의 특산물이 있다. 나는 요리전문가가 아니고 일반주민이었으니,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보려 한다. 한국사람들도 많이 알고 있듯이, 평양의 특산물로는 대동강 숭어를 꼽고 싶다. 북한에 살면서 한 번도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워낙 유명해서 많이 들어보았다. 대동강 숭어는 숭어국, 숭어회, 숭어찜, 숭어조림으로 유명한데 외국인 관광객들이 꼭 먹어보는 음식이라고 한..
북한의 집단체조를 보면서 온몸에 전율을 느낀 사람은 비단 나만이 아닐 것이다. 집단체조, 일명 매스게임. 수만 명이 동원되는 이 집단체조에서 개개인의 존재는 철저히 무시된다. 개인을 죽이고 하나의 큰 전체를 추구하는 일사불란한 움직임. 당연히 그 덩어리는 한 개인이 마주하기에 너무나 거대하다. 따라서 “많은 권위주의적 통치체제들이 선택했던 장엄미 혹은 숭고미의 과시”는 북한의 집단체조를 설명하기에 적합한 말이 아닌가 싶다. 규모나 완성도가 현격한 차이로 떨어지더라도, 나 역시 학창시절에 그런 전체를 추구하는 집단의 움직임을 미약한 수준이나마 분명 겪었다. 그건 주로 운동회라는 이름으로 치러졌는데, 뙤약볕 아래에서 기절하기 직전까지 연습했던 악몽 같은 기억이 떠오른다. 보는 사람들에게는 기특한 장관이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