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피부 아래엔 끔찍한 기억이 꽂혀있어요”영화 감독 소토 퀄리카 자기 나라의 어두운 역사와 마주하는 것은 얼마나 괴롭고 힘든 작업일까. 캄보디아 영화 (The Last Reel, 소토 퀄리카 연출, 2014)이 보는 사람들의 뇌리에 남기는 것은 그야말로 그 어려움과 희망이다. 영화는 사소한 우연으로부터 어머니의 과거를 발견한 여자대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가족사를 더듬어 찾아가는 그녀를 통해 웅대한 국가의 암흑에 다가가는 의욕 넘치는 작품이다. 여기엔 감독 자신의 인생이 짙게 반영되어 있다. ▶ 크메르 루주를 다룬 영화 (The Last Reel, 소토 퀄리카 연출, 2014) 중에서. 작품이 해외에서도 상영되는 첫 캄보디아 여성감독이 된 소토 퀄리카(Sotho Kulikar). 1973년 프놈펜..
21세기에도 계속되는 미국의 “학살의 정치학”[죽음연습] 집단학살과 전쟁이 야기하는 죽음을 보며② 의 저자 이경신님의 연재 ‘죽음연습’.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대량학살로 얼룩진 20세기 난징대학살의 참혹한 증거 사진들이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중일전쟁 다시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은 1937년 12월 13일부터 6주간 양민과 중국군 포로 30만 명 이상을 무참하게 학살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난징대학살이 20세기에 벌어진 예외적인 사건은 아니었다. 20세기는 ‘학살의 세기’라고 불릴 만큼 끔찍한 학살이 수도 없이 벌어졌다. 1930년대 구 소련에서 스탈린은 2천 만 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