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을 해야 하는 두 가지 이유 눈이 오다 비가 오다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 필요한 책이 있어 주섬주섬 입은 옷에 비옷을 걸치고 우산을 챙겨서 도서관을 향했다. 지난번에 빌린 책을 반납하고, 도서관 서가의 책들도 검토해보고, 또 집에서 참고할 책도 빌려와야 하니 말이다. 집에다 필요한 책 모두를 갖춰놓고 일할 처지도 아니지만, 무엇보다도 동네 도서관을 나의 도서관으로 삼기로 했으니, 읽고 싶은 책, 읽어야 하는 책을 구하려면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나처럼 도시에서 정신노동으로 먹고 사는 사람은 몸을 움직일 일이 많다고 할 수 없다. 전업주부였던 어머니처럼 집안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니니, 도서관까지 책을 구하러 다니는 몸수고는 내게 꼭 필요한 일인 셈이다. 인간이 정신과 몸을 가진 생명체..
3년 차 사회복지사 원혜미를 만나다 사회복지사 원혜미씨는 사회초년생이자 신입직원인 내게 도움을 많이 준 동료다. 내가 무언가 필요할 때면 나타나,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곤 했다. 그녀를 생각하면 재빨리 어딘가로 달려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어딘가에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짱가’라고 부르곤 했다. 그런 그녀에게 인터뷰를 제안했을 때, 그녀는 요즘 사회복지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나 내가 재차 제안하자, 기사를 꼼꼼히 읽어본 그녀는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전해왔다. 그럴 줄 알았다. 그녀는 이번에도 내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것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경제활동을 하다 고등학교 때부터 복잡한 가족문제로, 라면만 먹으며 생활한 적도 있는 그녀. 음식점 서빙, 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