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소수자와 돌봄] ‘다른 몸’으로 돌봄을 고민하다 _박은영 글 남은 인생은요? 미국에서 출판된 한국계 미국 이민자인 저자 성sung의 첫 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책이다. 아동기에 한국을 떠난 저자는 현재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이다. 이민 가정 www.aladin.co.kr 어릴 때 가끔씩 내가 과연 무사히 어른이 될 수 있을지 걱정을 하곤 했다. 아이들은 어른의 돌봄을 받고 자라면서 서서히 자신을 돌보는 사람을 돌보는 존재로 자라난다. 어깨를 주무르고, 수저를 놓고, 가게 심부름을 한다. 뇌성마비 장애가 있는 나도 가끔 그러긴 했지만, 심부름은 주로 동생들 몫이었다. 아이들과 어른들의 돌봄 관계는 일방적이기보다 쌍방적이며, 시소처럼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내가 앉은 ..
다른몸들, 『질병과 함께 춤을』(아프다고 삶이 끝나는 건 아니니까) 나는 질병을 가진 내 삶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한 서사를 접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질병을 가진 여성으로서 반복적으로 겪게 될 폭력들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 경험들이 나와 당신들 사이의 ‘대화’를 포기하게 만들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내가 ‘함께’라고 생각했던 공간들로부터 벗어나 있었다. ▲ 아픈 몸들의 공동체 에서 진행한 워크숍 중에서. (촬영: 사진작가 혜영) 아픈 몸을 받아들일 수 없어, 몸을 없애고 싶었다 처음엔 감기처럼 잠깐 아팠다가 다시 아프기 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픈 몸으로 사는 삶을 상상하기가 어려웠다는 편이 맞을 것 같다. 그 삶이 어떤 삶인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