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다닐 때 그 이름도 이상한 ‘강제+자율’학습에 반대하고, 두발제한명령에 항의하고, 학생들이 직접 선거를 통해 구성하는 학생회를 만들기 위해서 나섰을 때, 우리가 학교와 선생님들로부터 늘 들었던 얘기는 “학생의 본분은 공부하는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생각해보면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냈을 때도,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갔을 때도, 뒷동네 아주머니들과 저녁에 2인조 배드민턴을 함께 쳤을 때도, 학내 서클에 가입했을 때도, 친구들과 여행을 가겠다고 부모님께 허락을 받을 때도, 주위 어른들은 잊지 않고 “학생의 본분은 공부하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 ‘본분’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사람이 저마다 가지는 본디의 신분”, “의무적으로 마땅히 지켜 행하여야 할 직분”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니까 ..
▲ 외부압력이 거세질수록, 정의로운 행동들을 저축해나가야 사람은 판단하고 선택을 내릴 수 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올바른 결론을 내리고 이를 실천할 수 있다면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도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대부분 판단은 우리 손에서 떠나있는 듯 보이고, 소신껏 행동하기란 힘있는 사람들이나 할 수 있다고 좌절하거나 체념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지요. 그래서 부당하게 여겨지는 일에도 따라야 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내 생존을 쥐고 있는 사람이 지시하는 일이거나,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따르는 일이라면 용기 내어 이의를 제기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의를 제기하는 행위를 동료들이 비난하게 되거나, 혼자서만 관점이 다르다고 생각할 때 소외감과 수치심을 겪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