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사회, 타인과 공존한다는 것은다큐멘터리 영화 이영 감독을 만나다 2014년 6월, 서울 신촌에서 퀴어퍼레이드 행렬을 막아섰던 동성애 혐오세력은 ‘세월호 추모제’를 가장해 집회를 했었다. 한마디로 ‘모든 국민이 눈물 흘리며 애도하는 이 마당에 변태적인 축제가 웬 말이냐’는 것이었다. 길바닥에 드러누워 4시간 동안 퍼레이드 행렬을 막으며 “동성애는 죄악!”을 외쳤던 그들은 몇 달 후,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 앞에 섰다. 그리고 또 다시 외쳤다. “국민들에게 애도를 강요하지 말라!”,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라!” ‘혐오’는 이제 한국 사회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더 이상 성소수자, 이주민 등 소수자만의 문제도 아니게 됐다. 자기 존재를, 다른 생각을 드러내려는 ‘평범한’ 당신도 이제는 혐오의 대상이..
모순을 극복할 힘을 얻다 (정보름) 10주년 기획 “나의 페미니즘”. 경험을 통해 여성주의를 기록하고 대안담론을 만듭니다. 이 연재는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 www.ildaro.com 애증의 존재, 아버지 이라는 시가 있다. “밖에선 / 그토록 빛나고 아름다운 것 / 집에만 가져가면 / 꽃들이 / 화분이 // 다 죽었다” (진은영,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중) 볕도 잘 안 드는 단칸방에 다섯 식구가 따닥따닥 붙어살던 시절, 내 인생의 첫 모순은 아버지였다. 재료만 있으면 잡다한 장식품부터 커다란 책장까지 이것저것 뚝딱 만들고, 트로트부터 팝송까지 시원시원 잘 부르는데다 온갖 친구들이 주변에 모여드는 좋은 사람. 책에서 찍어낸 것처럼 멋들어진 손 글씨를 쓰고 모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