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눈 뜨거운 심장, 세상을 아우르는 “2015 SeMA Green: 윤석남 심장”전 책을 펼칠 때면 책 날개를 슬며시 들춰본다. 환히 펼쳐서 정독하지는 못하고 속독 후 본문으로 들어간다. 전시 도록을 받아 볼 때에도 작품 한 점을 유심히 보는 시간만으로도 아까울 텐데 작가 이력에 눈이 간다. 세속적인 방식이라고 느끼면서도 그이가 특별한 사람이라 여기게 되면 특별한 자취를 찾고만 싶다. 기어이 그 자취를 찾아내면 나의 평범함에 조금은 위안이 된다. ‘그는 다르게 살았으니까 지금 이목이 집중되고 존경 받는 건 합당하지.’ 만약 특별한 게 없어 보이면 간혹 실망하기도 한다. 그리고 비합리적인 의혹인 걸 알면서도 작품이 평범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잔망스러운 관심이 실례겠지만 윤석남(76)은 대단히 특별한 ..
1. 쌍벽 황진이, 이매창 … 천 년 절조絶調의 여성 예인 2. 동경 허난설헌, 허소설헌 … 나는 그녀의 환생이다 3. 회우 운초, 죽향 … 시인과 화가, 가슴속에 품은 우정 4. 대칭 김명순, 김일엽 … 매장된 미완의 예술가 5. 석연 나혜석, 백남순 … 별들의 운행, 단 한 번의 스침 6. 대구 윤심덕, 최승희 … 세상보다 키가 컸던 두 여자 7. 홀림 이화중선, 김소희 … 소리에 홀린 사람 8. 반조 이월화, 복혜숙 … 여배우의 의리, 여배우의 우정 국내 여성예술가들을 들여다보다 좋아하는 여성예술가에 대해 물어볼 때 십중팔구는 서양의 여성예술가의 이름을 말한다.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을 것이다. 국내 여성예술가들에 대한 대중적인 소개가 미흡했던 탓도 있고, 어쩐지 그녀들의 삶은 요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