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43) 약에 얽힌 진실③ 어떤 이의 질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약이 다른 누군가의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소니아 샤는 (마티, 2007)에서 거대 제약회사들이 신약 생산을 위해 사람들을 비윤리적인 인체실험에 동원하는 현실을 생생하게 폭로한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희생되고 있는 것일까? 신뢰할 수 있는 약을 위해서라면 인류의 건강증진과 과학적 연구라는 아무리 그럴듯한 목적을 댄다고 하더라도, 실험대에서 생명을 빼앗긴 존재들은 항상 ‘약자’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인간을 살린다는 명분 아래 지금도 우리는 동물들에 대한 잔혹한 학대를 정당화하고 있다. 또 잘 사는 사람을 위해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인체실험에 동원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서양..
먼저 스스로 지켜야 하는 건강 심하게 앓았다. 외식 때문이었는지, 피로 때문이었는지, 특별한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니었는데 배탈이 심하게 났다. 거의 하루 동안 굶고 누워 지내면서 몇 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며 헛구역질을 하고, 두통, 근육통을 동반한 배앓이로 허리를 펼 수가 없었다. 가끔 보리차를 홀짝이며 숨을 고르고 배를 주무르다 가수면 상태에 빠져드는가 싶으면 어느새 다시 배를 움켜잡고 화장실로 뛰쳐나가길 반복했다. 이번에도 난 병원을 찾아가지도, 약을 복용하지도 않았다. 아프기만 하면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는 사람의 눈에는 이런 내 모습이 미련해 보일 수도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으려 한다며 한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볼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드물긴 하지만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