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안의 집’을 방문했던 날 내가 안산에 있는 ‘코시안의 집’(외국인 이주노동자 가정과 자녀들을 지원하는 단체)을 방문했던 날은 한여름처럼 뜨거웠다. 더 미뤄서는 안 된다고, 이렇게 미루다간 결코 그 일을 할 수 없게 될 거라는 불안감으로 얼마 전부터는 마음이 내내 쫓기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우파집권 후 겪은 차별의 경험 2003년, 박사 논문 마무리 단계에서 5년 반의 유학생활을 접고 돌연 귀국을 결심한 것은 매우 즉흥적인 일이었다. 나는 그 곳에서 차별을 참을 수 없었고, 참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한 순간이라도 모욕을 당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내가 프랑스에서 지낸 바로 그 기간은 우파 집권기였지만 사회당 수상을 중심으로 내각이 구성되어 있던 시절이었다. 소수자들에게 좀더 유리한 ..
국가권력의 폭력에 여전히 방치되고 있는 사람들 한국이 민주화되기 전, 거리에서 경찰들의 불심검문은 일상이었고 시민들은 파출소로 끌려가기 일쑤였다. 그 과정에서 영장주의나 적법절차는 지켜지지 않았다. 사실상 강제연행이 ‘임의동행’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거리에서 경찰들의 무차별적인 불심검문에 대해 거부하고 저항하는 시민들이 늘어났다. 경찰들의 불심검문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국가권력의 폭력 앞에 여전히 방치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얼마 전 대전출입국관리사무소 공무원들의 강제단속 과정이 우연히 한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백주대낮에 출입국 단속반원들이 무방비 상태의 이주여성을 초과체류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허리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