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태어났다고 상대를 하대할 권리는 없다[머리 짧은 여자, 조재] 우리는 동등한 관계가 될 수 있을까 나는 늘 미래에 직업을 택할 때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이 친해지기 위해 가족관계와 학력, 나이, 애인 유무 등 신상을 낱낱이 캐묻는 상황이 불편해서다. 상대방의 나이를 알게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동의도 구하지 않고 쉽게 말을 놓고, 조언을 늘어놓는다. 욕설을 내뱉고, 서로를 비하하는 말로 친근감을 표현하는 문화 역시 익숙해지기 어렵다. 근 2년간은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지내다보니, 나는 내가 사람들 속에 섞여서 살 수 있다고 잠시 착각했나보다. 최근 잊어버리고 있던 불편한 감정들이 되살아났다. ▶ ⓒ머리 짧은 여자, 조재 얼마 ..
[공백의 발견] 워킹맘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다 _ 강선미 (민우회 여성노동팀) 익숙한 것이 낯설어질 때, 그 순간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그것을 우리는 ‘발견’이라고 말한다. 수많은 발견 중에서 일하는 여성의 공백 문제 즉, 경력 단절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고 “공백의 발견” 인터뷰로 담아냈다. 그러면서 여성노동자가 임신, 출산 등을 이유로 일을 그만두어 ‘경력 단절’이라고 불리는 기간을, ‘단절’이 아닌 일과 일 사이의 ‘공백’ 혹은 ‘연결’의 시간으로 보게 되었다. 경력 단절 이전에 공공기관, 대학강사, 학습지교사, 공장 생산직노동자, 교사, 자영업 등으로 일하다 지금은 직업상담사, 성교육 강사, 사회복지사, 가정관리사, 급식 조리원 등으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일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