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자의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를 읽고 “말하자면 나는 애초에 내 인생을 눈치챘다. 그래서 사람들이 희망을 떠들어댈 때에도 나는 믿지 않았다. 불확실한 희망보다는 언제나 확실한 절망을 택했다.”(최승자,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22쪽) ▲ ‘살롱드마고’에 입고된 최승자 시인의 산문집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난다, 2021) ©달리 절망은 익숙하고, 희망은 불가능해 보였다. 죽음은 매혹적이고, 삶은 지긋지긋한 숙제 같았다. 우울했던 10대의 그늘을 안고 입학한 대학 신입생 시절, 공강 시간을 때우러 혼자 학교 도서관에서 죽치곤 했다. 볕도 잘 들지 않고 먼지가 쌓여 퀴퀴한 시집 코너에서 최승자라는 이름을 처음 보았다. 우연히 펼친 그의 시는 첫 장 첫 구절을 읽자마자 심장이 쿵 내려앉는 동..
‘여성’이라는 전쟁, ‘여성’이라는 예술여성시인들이 불러낸 ‘내 책상 위의 천사들’ ※ 필자 김영옥 님은 의 저자이자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연구활동가입니다. 이 글은 의 발문을 약간 수정한 내용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위험한, 위협받는’ 여성들, 새로운 전선을 만들다 ‘여성해방’이라는 키워드가 다시 붉게 타오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희망과 분노, 열정과 다짐의 심장박동 소리가 울린다. ‘우리는 서로의 용기’임을 알리는 불꽃의 이어짐, 2015년부터 지금까지 ‘페미니즘 리부트’라고 명명된 새로운 역사의 흐름이 도도하다.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선언에서 메겔 문화운동으로,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에서 2018년 미투(#MeToo) 운동으로 이어지는 여성인권투쟁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