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닮은 누군가를 만났다” 영화 영화 은 이제 곧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 이혼 1년차 여성 ‘보영’의 일상을 담은 영화다. 여성운동가로 활동해 온 이숙경 감독이 마흔이 넘은 나이에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입학해 졸업작품으로 내놓은 첫 장편인 이 영화는, 감독이 자신의 딸과 아버지를 주인공의 딸과 아버지로 직접 출연시키고 있을 만큼, 실제 이혼을 경험한 감독 자신의 삶이 속속들이 녹아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감독 스스로도 이야기하고 있듯, 의 메시지는 ‘한 이혼여성의 일상의 기록’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그 기록은 ‘이혼’의 문제를 넘어, ‘여성’을 넘어 보편적인 이해와 소통의 문제로 나아간다. 이혼을 했건 안 했건, 결혼을 했건 안 했건 일상의 어느 순간 맞닥뜨리게 되는 출구 없는 감정들. ‘까칠..
국가폭력, 심리적 파괴력이 더 무섭다 수치심과 무력감…정의를 바라는 사람들의 의지 꺾어버려 [여성주의 저널 일다] 최현정 과거 정치폭력의 피해자였던 분들과 함께하며 그 분들이 힘을 되찾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러한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만남에 더하여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정치폭력 피해자, ‘과거가 되살아난 듯한 현실’에 더욱 힘들어 이미 되돌이킬 수 없는 고통이 지나간 뒤, 고통의 시간을 조금 더 잘 넘기기 위해 사람이 함께 버티는 과정이 심리치료의 한 측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시때때로, 이러한 고통이 도대체 어디서 비롯되었나 하는 강한 분노와 깊은 슬픔이 찾아옵니다. 치유의 고비 고비를 넘기면서도 어김없이 생존자도, 저도 한없이 슬퍼해야만 했습니다. 되돌이킬 수 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