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 ‘신’의 권위에 대한 딸의 도전자코 반 도마엘 감독 영화 ※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분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브뤼셀의 어딘가. 빌트인 싱크와 세탁기 그리고 천지창조가 이루어지는 커다란 사무실이 딸린 방 세 칸짜리 낡은 아파트에 신과, 신의 가족들이 함께 산다. 벨기에 출신의 감독 자코 반 도마엘의 연출작 (2015)는 신과 죽음이라는 두 가지 소재를 통해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신의 딸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에서 묘사되는 신은 시공간의 창조주이지만 가정 내에서는 자기 손으로 아무 것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존재다. 남편의 위치에서 아내에게 큰 소리를 치고, 아버지의 위치에서 딸에게 가정폭력을 가하는 신의 모습은 전형적인 가부장의 모습이다. ▶ 자..
[일다]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36) 늙음에 대하여 ① 오랜만에 장거리 여행에 나섰다. 외가의 친척 어른들을 뵐 생각이었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거리를 핑계 삼아 한 번도 그 분들을 찾지 못했었다. 이제는 다들 연로하시다는 생각이 드니, 갑자기 마음이 초조해졌다. 난 기차 안에서 읽을거리로 도서관에서 빌린 두껍고 무거운 책, 를 가방에 쑤셔 넣었다. 이상화된 정신적 노년, 저주받은 신체적 노년 ▲ 조르주 미누아의 (아모르문디, 2010) 비록 서양의 역사를 관통해서, 그것도 고대부터 16세기 르네상스까지의 제한된 시기의 노년만을 분석해 쓴 것이긴 하지만, 를 읽다 보면, 노년을 바라보는 시선이 극단적으로 대립적이다. 양극단의 편견 사이를 시계추 모양으로 오가는 느낌이다. 마치 여성을 여신과 마녀라는..